"방산 비리 의혹으로 세 차례 검찰조사‥숨진 날도 소환 조사 예정"
  • ▲ 지난달 24일 개최된 통합화력 격멸훈련에서 선보인 '현궁'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지난달 24일 개최된 통합화력 격멸훈련에서 선보인 '현궁' 모습.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산 대전차 유도 미사일 '현궁'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LIG넥스원 선임연구원이 숨졌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과 화성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방산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모(43)씨는 지난 14일 오전 2시 40분쯤 경기도 오산시 자신의 아파트 1층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김씨는 납품 업체로부터 전차자동조종모듈 7세트를 납품받았음에도 11세트를 받은 것처럼 관련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달 25일과 26일,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받았다. 김씨가 숨진 날도 검찰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었다.

    김씨는 합수단 조사에서 "납품이 예정돼 있어서 미리 서류를 작성해 예산 지원을 받았다"면서 "그 사이 납품 업체가 부도나는 바람에 국고 11억원을 부당 지급받은 꼴이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김씨가 아파트 23층에 살고 있었고, 아내에게 유언이 담긴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남긴 점 등을 들어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김씨의 아내는 경찰 조사에서 "새벽 1시 30분쯤 휴대폰 메시지 음이 들려 잠에서 깼는데, 남편으로부터 유언이 담긴 장문의 문자 메시지가 와서 곳곳을 찾아보니 (23층의) 집 베란다 창문을 열고 뛰어내린 채 숨져 있었다"며 "남편이 검찰 조사를 받고 오면 '나 때문에 회사가 엉망이 됐다'며 무척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아내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에는 "내 작은 실수가 너무 커져 버렸다. 1년 내내 감사원 감사를 받았는데, 또다시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니 동료들과 회사, 가족에게 죄송할 뿐이다"라고 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합수단 관계자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선 조사는 변호인이 참여해 아무런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