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 ‘환구시보’, 中위인납상관-조선만수대예술창작사 공동으로 전시관 건립 보도
  • ▲ 중국에서 제작한 김정일 밀랍인형.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에서 제작한 김정일 밀랍인형.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일성과 최대한 닮아 보이려고 애쓰는 김정은. 외교 전략까지 김일성의 ‘양다리 전략’을 따라하려는 걸까.

    2014년 내내 러시아에 ‘러브콜’을 보내던 북한 당국이 최근에는 中공산당을 향해서도 ‘간접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분위기다. 이번에는 북한에서는 ‘성역(聖域)’인 김일성 생가 인근에 역대 中공산당 지도자들의 밀납 인형을 전시하는 전시관을 세우기로 했다고 한다.

    지난 5일 中공산당 관영 ‘환구시보’는 中위인납상관(밀랍인형전시관)과 조선 만수대예술창작사가 공동으로 평양 만경대에 ‘밀랍인물상 전시관’을 세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밀랍인형전시관은 만경대 인근 5,000㎡ 규모 부지에 들어설 계획이며, 전시관 내에는 노동당 혁명투쟁사와 지도자 관련 ‘혁명관’, 북한을 방문했던 각국 국가지도자들을 전시하는 ‘우의관’, 북한을 세운 사람들을 전시하는 ‘공훈관’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한다.

    이 계획대로면, ‘우의관’에는 주은래, 류소기, 등소평, 화국봉, 리 붕, 조자양, 호요방 등의 밀랍인형도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양 기관이 이미 협력 계약을 체결했고, 전시관 건축과 전시물 설계 방안에 대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는 장모레이(章默雷) 위인납상관 관장의 이야기도 전했다.

    中위인납상관은 지금까지 북한의 의뢰를 받아 김일성, 김정일 등의 밀납인형을 제작한 바 있다고 한다.

    중국과 북한이 밀랍인형 전시관을 공동 설립하기로 한 만경대는 김일성 생가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는 만경대를 가리켜 ‘혁명의 요람’ ‘태양의 성지’라 부르며, ‘성역화’해 놓고 있다.

    ‘환구시보’는 “만경대 주변에서 추진되는 모든 사업은 반드시 조선 최고영도자의 비준을 거쳐야 한다”는 장모레이 관장의 이야기도 전해, 이번 사업이 중국에게 보내는 북한 당국의 ‘러브콜’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이 중국에게 우호적인 손짓을 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 26일 김정은은 노병대회 축하연설에서 6.25전쟁 당시 한반도를 침략한 ‘중국인민지원군’ 노병들에게 경의를 표했으며, 7월 27일에는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中인민해방군 전사자 묘지)에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이번 만경대 밀랍인형 전시관 건립도 북한이 中공산당 지도부에 보내는 화해의 제스처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