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표 중진, 選數 맞는 여당 대표 選手 등장에 기대감
  •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후보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후보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수도권 4선의 원유철 의원과 부산·경남(PK) 3선의 김정훈 의원이 새누리당의 새로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맡게 됐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오후 5시까지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 등록을 접수한 결과, 원내대표 후보자로 원유철 의원·정책위의장 후보자로 김정훈 의원 총 1개 조만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서상기 선관위원장은 이날 후보자 등록 접수가 종료된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독 후보자 등록의 경우 선출 규정 제19조에 따라 선관위 결정으로 박수로 의결할 수 있다"며 "14일 오전 9시 의원총회를 개최해 후보자에 대한 추인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원유철 원내대표~김정훈 정책위의장 후보자는 14일 의원총회에서 정견을 발표한 뒤 별도 표결 절차 없이 동료 의원들의 박수로 추인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 [프로필] 새 원내사령탑 투톱, 원유철-김정훈은 누구?


    ◆비박 원내지도부 다시 등장… 왜?

    원유철~김정훈 후보자는 둘 다 비박(非朴, 비박근혜)으로 분류된다.

    당청 갈등으로 전임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내홍 속에서도 다시금 비박 원내사령탑이 등장한 것은, 친박(親朴, 친박근혜) 측에서도 비박 원내대표를 끌어내리고 친박 원내대표를 꽂는 모양새가 그려지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원유철 원내대표·김정훈 정책위의장 후보자가 비박이라고는 하지만 계파에 관계없이 당내 여러 의원들과 두루 교분을 맺고 있어 친박 측에서도 거부감이 없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여야 협상의 전면에 나설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모두 비박(非朴)이기 때문에 친박(親朴)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강원권의 권성동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수도권의 이학재 의원과 영남권의 김재원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수도권~PK 전진 배치, 내년 총선 겨냥한 포석

    원유철 원내대표 후보자는 이날 단독 등록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내가 수도권 출신이기 때문에 정책위의장은 영남권에서 맡는 게 좋겠다는 많은 의원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당청 간의 원활한 협력 소통을 위해서는 추진력이 있고, 금융·경제 쪽에서 일했던 정무위원장 출신이자 율사 출신인 김정훈 의원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원유철 원내대표 후보자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자를 고르는 과정에서는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과 부산 지역의 승패가 전체 판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하고, 부산이 지역구인 정책위의장이 선출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내년 총선 수도권에서는 많은 지역구에서 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간의 초경합이 예상된다. 또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각 지역구를 돌며 '친노(親盧, 친노무현) 바람 되살리기'에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수도권 원내대표~PK 정책위의장은 내년 총선 승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원내사령탑을 최전선에서 뽑아 전진 배치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 ▲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 후보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 후보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일관성 있는 원내 전략 기대… 추경 대응에 청신호

    전임 정책위의장이던 원유철 의원이 원내대표로 승격함에 따라 일관성 있는 원내 전략의 추진이 가능해졌다.

    특히 11조8000억 원 규모의 정부 편성 추경 예산안에 대한 심사가 목전에 다가온 상황에서,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로 영전함에 따라 업무 파악이나 인계인수로 인한 공백을 빚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정훈 정책위의장 후보자도 18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이미 역임했던 만큼 원내 사정이나 여야 협상에 밝다. 19대 국회 마지막을 책임질 원내사령탑이, '시행착오가 필요 없는, 준비된 인물들'로 꾸려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4선으로,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선수(選數)도 같기 때문에 여야 원내대표간 직접 소통·협상 채널도 한층 활성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유승민 색깔'은 지워내기… 의총서 이임사 없을 듯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로 영전함에 따라 실질적인 업무는 연속선상에서 이뤄지게 되지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극한의 당청 갈등 끝에 불미스럽게 퇴진한 만큼 가급적 전임 원내지도부와의 연속성을 털어내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당장 14일 열릴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이임사는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서상기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의원총회는) 정견 발표만 하고 아주 간단하게 끝낼 것"이라며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이임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