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덜 문제" 인식 변화 … '기저 물가' 중심 새 프레임워크 예고공화당 일부 의원 조건부 반대 입장 … 인준 변수 부각
  • ▲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내정자.ⓒ연합뉴스.
    ▲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내정자.ⓒ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는 인준을 받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인간 꼭두각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며 "내가 연준 의장으로 인준되면 독립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시 후보자는 21일(현지시간) 연방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백악관과 선을 긋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대통령들은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차이가 있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대리인이나 얼버무림 없이 매우 공개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에 달려있다. 연준 지도부는 무엇이 옳은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선출직 공직자들이 금리에 대한 자기 견해를 밝힌다고 해서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위협받는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와 무관하게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다만 물가 인식에서는 기존과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워시 후보자는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덜 문제되는 것이 사실이며, 이는 물가 상승률이 몇 년 전보다 덜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팬데믹 시기 급등했던 물가와 비교하면 현재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완화됐다는 판단이다.

    그는 연준의 물가 판단 체계에도 문제를 제기하며 새로운 접근 필요성을 언급했다. "우리는 여전히 2021년과 2022년 정책 오류의 여파를 겪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 개편을 시사했다. 이어 "우리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를 사용했다. 이는 (물가) 상황이 어떤지 대략 추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제는 그런 대략적 추정을 할 필요가 없다"며 "내가 가장 관심 있는 것은 '기저 인플레이션율'"이라고 말했다.

    이는 물가의 구조적 흐름을 중심으로 금리 정책을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관세 정책과 물가 상승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최근 물가 상승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도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워시 후보자는 "(연준의) 많은 동료와 달리 포워드 가이던스를 믿지 않는다. 미래의 결정을 예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많은 연준 관계자들이 다음 회의, 다음 분기, 다음 해의 금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미리 의견을 밝히고 있다"며 이러한 관행이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워시 후보자는 과거 연준 이사 시절 양적완화에 반대했던 '매파' 인사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금리 인하 필요성에도 일정 부분 공감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인준 절차는 변수로 남아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돼 있어 일부 공화당 의원까지 반대할 경우 인준 통과가 쉽지 않다. 특히 톰 틸리스 공화당 의원은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문제와 관련한 법무부 조사와 연계해 "(법무부의) 이 조사가 제거돼야 당신의 인준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히며 조건부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시 후보자는 자신의 재산과 관련한 이해충돌 우려에 대해서는 "모든 금융 자산을 매각하는 데 동의했으며, 그 대부분은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기 전에 매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