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여파로 우회 경로 파나마 통행량 급증"급행 프리미엄 최대 59억원"
  • ▲ 파나마 항만을 지나는 선박. 출처=AFPⓒ연합뉴스
    ▲ 파나마 항만을 지나는 선박. 출처=AFPⓒ연합뉴스
    이란발(發) 지정학적 긴장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물류 차질이 발생하면서, 선박들이 대체 항로인 파나마 운하로 몰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로 인해 운하 통행 지연이 심화하고, 긴급 통과를 위한 '우선 통행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파나마 운하에는 세계 각국의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화물선 등이 대거 몰리면서 진입 대기 시간에만 약 3.5일이 소요되고 있다.

    선사 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대기 없이 즉시 통과할 수 있는 우선 슬롯 확보 비용은 최대 400만 달러(약 59억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약 100만 달러 수준이던 우선 통과 비용이 최대 4배 급등한 것이다.

    일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은 경매를 통해 이러한 규모의 비용을 지불하고 운하 통과 순서를 앞당겼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러한 혼잡은 파나마 운하 당국이 2023~2024년 가뭄 사태로 통행량을 제한했던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이 사태의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라는 지정학적 불안이 있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군사적 긴장 속에 해협 봉쇄 조치를 강화하면서 페르시아만 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에 차질이 발생했고, 글로벌 선사들은 아시아와 유럽 시장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 파나마 운하를 통한 우회 경로를 택하고 있다.

    아울러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산 원유 및 LNG 수입을 확대하면서 미국발 에너지 물동량이 증가한 것 역시 운하 혼잡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파나마 운하청(ACP)은 "최근의 고가 낙찰 사례는 일시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운하청이 설정한 공식 통행료가 아니라 개별 선사들의 긴급성, 글로벌 수급 상황, 운임 및 연료비 등 복합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 기반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약 82㎞ 길이의 파나마 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핵심 해상 물류 경로로, 글로벌 에너지 및 화물 공급망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기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