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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출처=APⓒ연합뉴스
주한미군 수장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해 사실상 '속도 조절' 메시지를 던졌다.
정치 일정에 맞춘 조기 전환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임기 내 전환을 공언한 이재명 정부 구상에 경고음을 울렸다는 해석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1일(현지시각)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며 "조건에 기초한 전환이 원칙"이라고 재확인했다.
이어 "조건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과 한국 모두 더 안전해진다"고 강조했다.
전작권 문제를 정치적 판단이 아닌 군사적 준비 수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브런슨 사령관이 '정치적 편의주의'를 직접 언급하며 발언 수위를 끌어올린 점이 주목된다.
그간 원칙적 수준에서 조건 충족을 강조해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정치 변수 개입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차단하는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한미 연합방위 체계의 핵심 축인 전작권을 성급히 넘길 경우, 실전 운용 능력 검증과 지휘 구조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운용 기조와 관련해서도 "나는 병력 숫자보다 역량에 확고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둔은 기본 전제지만, 규모에서 역량으로의 전환을 이해하려면 한반도에 배치돼야 할 구체적 능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작권 전환의 전제 조건이 단순한 병력 규모가 아니라 고도화된 작전 수행 능력이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또한 "한반도는 미국 본토 방어와 역내 국익 증진에 핵심적인 전략 요충지"라며 "주한미군은 급변하는 전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한미군이 인도태평양사령부 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한국에서의 전력을 역내로 투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이는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억지에 국한되지 않고 대중 견제를 포함한 광역 전략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미군 수뇌부는 전작권 전환을 정치 프로젝트가 아닌 군사적 완결성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발언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전환은 동맹 전체의 억지 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한국 정부의 '속도전'에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중 전시작전권 전환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오는 10월 미국 워싱턴 D. C.에서 열리는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한미 당국이 2028년을 전시작전권 전환 실현 목표연도로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