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분 내내 화기애애 "당청이 찰떡 같이 화합해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자"
  •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청와대를 방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무성 대표, 박근혜 대통령, 원유철 원내대표. ⓒ연합뉴스 DB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청와대를 방문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무성 대표, 박근혜 대통령, 원유철 원내대표. ⓒ연합뉴스 DB

               

     

    #. 16일 오전 11시, 청와대 백악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 간 회동이 이뤄진 30여분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표정이 유독 밝았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수차례 웃음이 터져나왔다.

    현장 분위기 메이커는 바로 원유철 원내대표였다. 과하지 않은 유머와 진심을 담은 표현을 적절히 구사하며 당청(黨靑) 관계 복원의 첫 발을 내딛는 모습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박근혜 정부의 발목을 잡아왔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는 확연히 다른 목소리였다.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의식한 듯 빨간 재킷을 입고 등장한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새 원내지도부 출범을 축하합니다. (미소) 또 우리 김무성 대표께서 취임 1주년을 맞으셨는데,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운 일도 많았는데 잘 이끄시느라고 1년 동안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이 새 원내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해서 당이 더욱 국민 중심으로, 취임 1주년 앞두고도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더욱 국민 중심으로 나아가고, 또 우리 관심사항이 그거 아닙니까.

    국민이 힘든 부분이 뭔가, 거기에 집중해서 그것을 어떻게든지 해결하고, 모든 역량을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이렇게 쏟고, 당정협의도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당정청이 앞으로 하나가 돼서 지금 꼭 해야만 되는 개혁과제들이 있는데, 지난번에 공무원연금도 그런 꼭 필요한 개혁 과제 중에 하나였지만, 그런 과제들, 또 노동개혁이라든가 이런 것을 잘 실천을 해서 경제도 살리고, 더 나아가서 경제 재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그렇게 이끌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 국민 중심의 정치를 꼭 이뤄서 국민 중심의 정치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그런 모범을 이번에 잘 보여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저희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다'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으며,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우리가 당에서 책임지는 그런 자세로 같이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원유철 원내대표의 발언 차례였다.

    "지난번에 제가 정책위의장으로 인사드리러 왔을 때는 대통령님 선거운동 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코피 흘린 얘기를 했는데요. 이제 원내대표가 돼서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 코피를 흘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동 웃음)"

    앞서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2월 10일 청와대 회동 당시 정책위의장 자격으로 자리에 참석해 "지난번 경선 중에 제가 사실 지난 대선 때 대통령님의 당선 위해서, 제 선거 때도 코피를 안 흘렸는데 코피를 흘려가지고..."라고 말해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었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또 다시 코피 얘기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자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그렇게 말씀을 잘 하십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즐거운 표정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리고 또 우리 당 대표님을 비롯해서 당에서 부족한 저에게 또 김정훈 정책위의장님과 함께 합의로 이렇게 저희들을 선출해 주셔서 저희들의 선거비용이 남았습니다. (일동 웃음)

    그래서 떡을 사서 어제 다 돌렸습니다. 찰떡을 사서 돌렸는데요.

    당내 화합하고, 당청 간에 찰떡 같이 화합을 해서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고 당청 간에 소통과 협력으로 앞으로 많은 일을 하자, 대통령님 잘 모시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잘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원유철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박근혜 대통령은 "말씀만 들어도 든든하다"고 했다.

    5개월 만에 이뤄진 회동이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참석한 2월 10일 회동과는 분위기가 180도 달랐다.

    당 주도의 당청관계 변화를 주장하며 독선(獨善)을 고집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 화합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에 방점을 둔 원유철 원내대표. 두 사람의 차이는 진정성으로 풀이된다.

    여러 덕담과 인사가 오고 간 이날 회동 속에는 당청관계를 앞으로 빠르게 복원하겠다는 양측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관측이다. 30여분 간의 회동이 당청관계의 미래를 전부 보여줄 수는 없지만, 당청관계 해빙기류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