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결책… 與 "조속한 현장 조사" 野 "자료 제출 및 검증이 우선"
  • ▲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가 21일 2+2 회동을 앞두고 손을 맞잡은 가운데,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의 등 뒤로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원내지도부가 21일 2+2 회동을 앞두고 손을 맞잡은 가운데, 새누리당 원유철·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의 등 뒤로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야 원내지도부가 21일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로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정국과 국정원 사건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추경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24일 본회의 처리를 합의문에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연합은 예결특위의 권한을 침해하는 월권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경 규모와 관련해서도 새정치연합이 세입경정 통과의 전제조건으로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면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사업 예산 1조5000억 원도 절반 정도로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새누리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국가정보원 해킹프로그램 의혹'과 관련해서는 새누리당이 조속한 국정원 현장 조사와 비공개 보고를 해결책으로 제시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국정원의 자료 제출과 검증이 선행돼야 하며 긴급 현안 질의와 상임위 청문회 개최 등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야는 6시간에 걸쳐 끈기있게 협상을 계속해 나갔음에도 결국 하나의 합의문을 완성하는데 실패하면서 7월 임시국회의 남은 전망을 어둡게 했다.
     
    21일 회동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사퇴한 이후 새롭게 구성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상을 벌이는 첫 회동이었다.
    두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 전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면서도,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쉽지 않은 협상을 일찍이 예고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평소 존경하는 이종걸 대표, 이춘석 수석과 함께 처음 의제를 갖고 협상에 나서는 뜻깊은 날"이라며 "추경과 국정원 사건이 주요 의제가 될 것 같은데, 민생과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고 했다.
    이어 "오로지 국민의 입장과 국가의 이익을 기준으로 회동에 임하겠다"며 "회담이 잘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처음에는 "원유철 원내대표와 파트너가 돼 마주 앉아 영광"이라며 "말씀하신 것처럼 민생중심 국회에 안보도 논의한다고 할 수 있겠다"고 덕담으로 운을 뗐다.
    하지만 곧이어 뼈있는 말이 던져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대표도 휴대전화를 쓰지 않느냐"고 되물으며 "국민의 불안의 관점에서 문제를 풀면 협상은 원만하게 잘 해결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추경에 대해서도 "추경은 말 그대로 추가한 것이고 민심의 주머니를 새로 털어서 한 것"이라며 "같이 머리를 맞대고 국민의 주머니를 늘려나가는 추경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회적인 언어로 정국을 보는 온도차를 드러낸 것이다.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팽팽한 기싸움을 보여준 셈이다.
    이처럼 초장부터 암운이 드리웠던 회동은 오후 3시 30분부터 6시까지 2시간 30분, 그리고 오후 8시에 재개된 이후 11시 30분 무렵까지 총 6시간 동안 계속됐지만 결국 일치된 합의문을 만들지 못한 채 22일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회동을 마치고 나온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긴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22일 오전 다시 만나 의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