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 두고 김제식~김태흠 간극, 총선 앞두고 계파 힘겨루기… 합의추대 실패
  • ▲ 새누리당의 신임 충남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제식 의원. 그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재임 기간에 원내부대표를 맡았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의 신임 충남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제식 의원. 그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재임 기간에 원내부대표를 맡았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 충남도당위원장 경선에서 김제식 의원이 1표차 혈투 끝에 최종 선출됐다.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를 두고 힘겨루기를 했던 친박계와 비박계가 충남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표 대결을 벌인 결과로 평가된다.

    16일 충남 아산 이순신빙상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충남도당위원장 경선은 김제식 의원과 김태흠 의원 간의 2파전으로 진행됐다. 

    우선 김제식 의원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8일 사퇴하기 전까지 원내부대표를 지냈다는 점에서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등 비박계 지도부와 소통이 원활한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 12일 SNS를 통해 "도당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소통이 필요하다"며 "중앙당 당직을 맡아 꾸준히 활동하면서 소통을 맡아온 내가 충남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도당위원장 경선 정견발표에서는 당원들의 박심(朴心)을 사로잡으려는 자세도 보였다. 그는 "대통령을 존경하는 열혈 팬 '대박'"을 자처했다. 

    반면 김태흠 의원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파동 때 전면에 나서면서 김제식 의원과 다른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자신의 정치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 SNS를 통해 "지난 10년간의 풍부한 경험이 있는 내가 충남을 총선 승리로 이끌 수 있다"며 "늘 가슴에 품고 있는 것이 우리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과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각각 비박 당 지도부와의 소통과 박심을 내세워 대결한 충남의 도당위원장 경선은 결국 개표 결과 302 대 301, 한 끗 차이로 비박계인 김제식 의원이 승리했다. 

    비록 한 표 차이지만 친박으로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둘러싼 계파전이 상처뿐인 영광이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 됐다. 

    특히 충남은 세종시 문제 등으로 친박 성향이 강하고, 이 지역의 맹주인 이완구 전 국무총리도 친박 핵심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상기할 때 적지 않은 변화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비박에도 동정 여론이 적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며 "총선을 앞두고 김무성 대표와 거리를 좁혀야 한다는 인식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도당위원장 경선에서 비박과 친박이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다는 점은 향후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도 큰 시사점을 남길 전망이다.특정 계파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 당분간 전혀 알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