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보수당 “5년 동안 370억 파운드 절감해 흑자재정…‘생활임금제’로 저소득층만 지원”
  • ▲ 조지 오스본 英재무장관. 데이비드 캐머런 英보수당 총리의 재정계획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책임자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지 오스본 英재무장관. 데이비드 캐머런 英보수당 총리의 재정계획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책임자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 유로존 국가들의 고민은 회원국들이 이탈하려 움직이는 것.

    그리스의 경우에는 이미 유로존 탈퇴가 가시화되고 있고, 영국 또한 최근 보수당 정권이 재집권하면서 유로존 탈퇴를 목표로 내놨다. 하지만 ‘유로존 탈퇴’를 목표로 하는 두 나라의 행태는 전혀 달라 눈길을 끈다.

    英보수당 정권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세운 ‘무상복지 축소계획’이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을 통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다.

    英BBC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조지 오스본 英재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독자적인 2015년 정부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향후 5년 동안 120억 파운드의 복지예산 지출을 삭감하고, 탈세 근절, 정부예산 축소 등을 통해 모두 370억 파운드의 세금 지출을 줄여 흑자 재정을 이룩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지 오스본 英재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현재 그리스의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국가가 빚을 조절하지 못하면, 빚이 국가를 통제하는 사태가 터진다”며 정부예산 절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지 오스본 英재무장관은 또한 2016년부터 소득세 면제 연봉의 상한선을 1만 1,000파운드로 높이고, 20%에 달하는 법인세율을 2017년 19%, 2020년 18%로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지 오스본 英재무장관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300억 파운드의 예산을 절감하고, 국가 재정을 흑자로 돌려놓겠다고 하원에 보고했다.

    그렇다고 英보수당 정권이 저소득층 복지를 아예 외면한 것은 아니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英보수당 정권은 2016년 4월부터 ‘생활임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 ‘생활임금제’를 통해 25세 이상의 근로자들이 받는 실질 임금을 시급 7.7파운드에 맞추도록 하고, 2020년에는 9파운드까지 올리겠다는 것이다. 7.7파운드를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시간당 1만 3,400원 가량이 된다.

    英보수당 정권이 2016년부터 도입하는 ‘생활임금제’는 실제 물가를 반영해 근로자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시간당 6.5파운드)보다 기준이 높다.

    언론들은 “보수당 정권의 ‘생활임금제’ 도입으로 600만 명의 근로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들이 25세 이하 근로자 채용을 선호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 ▲ 영국 정부가 하원에 제출한 2015~2016 정부 예산안 가운데 정부 지출계획. ⓒ영국 정부 홈페이지 자료캡쳐
    ▲ 영국 정부가 하원에 제출한 2015~2016 정부 예산안 가운데 정부 지출계획. ⓒ영국 정부 홈페이지 자료캡쳐


    하지만 영국 사회의 반응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불법체류자’와 ‘무위도식자’에게까지 주던 복지 정책을 실질적인 저소득 계층에게 돌린다는 점은 영국 사회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英보수당이 지난 5월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도,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등 ‘무위도식’하면서 정부의 복지예산만 얻어먹는 사람들에 대한 다수 영국인들의 반발이 표출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英총리는 재집권에 성공한 뒤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낸 돈을 정부가 더 많은 복지에 쏟아 붓는 ‘터무니없는 회전목마’를 끝내야 한다”면서 “낮은 임금, 높은 세금, 높은 복지의 사회에서 ‘높은 임금, 낮은 세금, 낮은 복지’의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줄곧 외쳐왔다.

    英보수당 정권이 이번에 하원에 제출한 2015-2016 정부 예산안을 보면, 총 지출액은 7,430억 파운드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순수 사회복지 예산은 2,320억 파운드, 개인 사회서비스 비용은 300억 파운드나 된다.

    英보수당 정권은 하지만 복지 지출 감축과 ‘생활임금제’ 도입을 통해, 2015년에는 2.4%, 2016년에는 2.3%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