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강제징용시설 유산등록, 日수산물 등 현안 논의…북핵 대응 공조 다짐
  • ▲ 지난 21일 일본 도쿄 외무장관 공관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 ⓒ외교부 제공.
    ▲ 지난 21일 일본 도쿄 외무장관 공관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 ⓒ외교부 제공.


    지난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4년 간 냉각됐던 두 나라 관계가 완연한 화해 분위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1일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공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은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문제, 일제 강제징용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대마도 불상 도난 사건 등 한일 양국이 서로 관심을 갖고 있는 현안들을 두루 논의했다고 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은 이 자리에서 “양국 사이의 현안을 지혜롭게 풀어나감으로써 선순환적 개선을 이뤄나가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강제징용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진, 일본군 위안부(성노예) 피해자 문제 등에 대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에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인식이 계승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대마도 불상 도난 사건 해결 등의 현안에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일본 정부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 ▲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현안 문제는 물론 북핵, 지역안보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외교부 제공.
    ▲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현안 문제는 물론 북핵, 지역안보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외교부 제공.


    현안에 대한 양국 간의 대립각을 누그러뜨린 다음, 양국 외교장관은 일본 집단자위권 행사를 둘러싼 우려와 입장을 서로 교환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는 평화헌법 정신을 지키는 가운데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전했고,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은 “투명성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한국 등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국제법에 따라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일본이 집단자위권 행사와 군사력 증강을 추진하는 빌미가 된 북한의 핵무기·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는 양국의 뜻이 같았다.

    양국 외교장관은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북한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한미일 동맹은 물론 한일 간에도 긴밀한 공조를 계속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또한 일본인 납북자 파악 및 송환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노력을 이해하고 성원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북한 문제를 주제로 한 대화에 이어 양국 외교장관은 지난 3월 21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당시 합의한 것을 상기하며, “금년 중 가장 빠른, 편리한 시기에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은 이밖에도 동북아 지역 내 국가들 간의 신뢰증진과 다자협력을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메르스 사태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 ▲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북한 비핵화와 지역안보를 위해 공조하는 것은 물론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외교부 제공.
    ▲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북한 비핵화와 지역안보를 위해 공조하는 것은 물론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외교부 제공.


    22일 오후 7시, 한일 양국 수도에서 열리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교차 참석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한일 외교장관은 양국 정상의 리셉션 교차 참석을 “한일 관계개선에 대한 양국 정상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한 뒤 “올해를 한일 양국이 미래를 향해 새로이 출발하는 원년이 되도록 노력하자”며, 한일 정상회담의 개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日외무장관 간의 회담은 5번째다. 하지만 앞서 4번의 회담은 아세안지역포럼, 유엔 총회 등 다른 ‘행사’를 계기로 한 것이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직접 방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