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메르스, 사스, 조류독감, 에이즈까지 예방·치료 가능” 주장
  • ▲ 지난 4월 부산지방경찰청에 검거된 조직들이 국내에 유통시키려던 '금당-2' 주사약. 치료제가 아니라 부작용이 심한 마취제였다고 한다. ⓒ부산지방경찰청 배포 사진.
    ▲ 지난 4월 부산지방경찰청에 검거된 조직들이 국내에 유통시키려던 '금당-2' 주사약. 치료제가 아니라 부작용이 심한 마취제였다고 한다. ⓒ부산지방경찰청 배포 사진.


    한국 사회가 ‘메르스’ 확산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때, 북한은 “메르스 치료약을 개발해냈다”고 선전하기 시작했다.

    북한이 개발했다는 ‘메르스 치료약’은 메르스는 물론 중증호흡기증후군(SARS), 조류독감, 심지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까지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8일 ‘금당-2’ 주사약이라는 약물의 효능을 선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금당-2’ 주사약이 희토류가 포함된 비료를 뿌려 키운 개성 인삼에서 성분을 추출해 만들었다며 “악성 독감, 사스, 조류독감, 신형 독감, 에이즈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과 많은 질병을 치료 및 예방하는 사업에 ‘금당-2’ 주사약이 기여한 데 대해 국내외 수많은 보도기관들이 널리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금당-2’ 주사약을 맞은 사람은 전염병이 창궐한 지역에 다녀왔어도 전염된 사람이 아무도 없고, 미국에 ‘악성독감(신종플루를 의미)’이 퍼졌을 때도 ‘금당-2’가 효과를 발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면역기능만 갖추면 바이러스를 다 막아낼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가 유기체에 침습해도 병에 걸리지 않게 몸을 튼튼히 단련하면서 동시에 ‘강한 면역부활제’인 ‘금당-2’ 주사약을 쓰는 것이 좋다”고 ‘약선전’을 해대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의 ‘금당-2’ 선전을 접한 사람들은 “북한이 드디어 만병통치약(?)까지 만들어 낸 것 같다” “이번에는 북한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겠다”며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손상된 면역체계를 한두 번의 주사로 정상적인 상태로 돌리는 치료제는 지금까지 연구된 적도, 개발된 적도 없는데다 치료 범위가 면역체계 질환이라기 보다는 ‘만병통치약’에 가까워 그 진위를 믿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몇몇 사람들은 “북한의 ‘금당-2’가 그렇게 대단한 약이면 왜 그렇게 메르스와 에볼라가 유입되는 것을 두려워하느냐”고 되묻기도 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 노래 이후 최고의 개그”라며 북한 측의 선전을 비웃기도 한다.

    사실 한국에도 이 ‘금당-2’라는 주사약이 반입된 적이 있다. 지난 4월 부산지방경찰청은 북한에서 ‘금당-2’ 주사약을 밀반입해 판매하려던 목사, 선교사, 몽골인 등을 검거한 적이 있다.

    당시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금당-2’ 주사약의 성분을 확인한 결과 잘못 투약할 경우 쇼크, 중추 신경계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마취제였다고 한다.

    북한이 ‘금당-2’라는 주사약을 개발한 것은 2000년 초반으로 보인다. 2000년 들어 북한은 다른 나라에서 전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금당-2’를 “인류의 과제를 해결했다”면서 만병통치약이라고 홍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