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지 이탈, 박은선 발목 부상 악재, 불굴의 투혼으로 이겨내
  • ▲ 조소현 선수가 후반 8분 동점골을 기록하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 조소현 선수가 후반 8분 동점골을 기록하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뉴데일리 스포츠】한국 여자 축구가 기적을 일궈냈다. 2015 캐나다 월드컵에 참가 중인 한국 여자축구대표님이 조별리그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강적 스페인을 꺾고 사상 첫 16강에 올랐다.

    한국여자축구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은 지난 2003년 첫 본선 진출 이후 12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은 18일 스페인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전반 29분 선제골을 헌납한 대표팀은 후반 8분 조소현(27)과 33분 김수연(25)의 동점골과 역전골이 연이어 상대 골망을 가르면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자력으로 만들어냈다.

    이날 전반은 스페인의 독무대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전반 29분 스페인의 베로니카 보케테에게 골을 허용한 대한민국은 이후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후반 극적인 반전을 노렸다.

    한국팀의 동점공을 비교적 빠른 시간에 나왔다. 후반 8분 영리하게 오른쪽 빈 공간을 치고 들어간 강유미(24)는 조소현의 머리 위로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조소현은 이 공을 침착하게 헤딩으로 연결했다. 조소현의 동점골로 자신감을 되찾은 대표팀은 후반 33분 김수연이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스페인 골키퍼를 넘어 골대로 빨려들어가면서 역전에 성공했고, 이 골은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님에게 월드컵 첫 16강이란 선물을 안겼다.

  • ▲ 김수연 선수가 골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 김수연 선수가 골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지난 2003년 미국 월드컵에서 첫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여자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 1득점 11실점이란 참담한 기록을 남기면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그러나 한국은 1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다시 밟은 이번 대회에서, 몰라보게 성장한 기량을 선보이면서, 세계 여자 축구계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0일 브라질에게 2대0으로 패했지만, 14일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놓지 않았다.

    E조 4위로 스페인과 맞붙은 한국은 이날, 승리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대표님은 이날 특유의 조직력과 강인한 수비력을 앞세워 스페인의 공세를 막아내면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E조 최종 경기결과는 3전 전승을 거둔 브라질이 1위, 승점 4점을 얻은 한국이 2위로 각각 16강 티켓을 거머쥐었으며, 두번의 무승부로 조2위를 달렸던 코스타리카는 브라질에게 0대1로 패하면서 예선 탈락했다. 한국에 패한 스페인은 1무 2패로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쳐, 조 4위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대표팀은 캐나다 출발 직전 치른 연습경기에서 ‘한국 여자축구의 희망’으로 불리는 여민지(스포츠토토)가 오른쪽 십자인대 파열이란 중상을 입는 악재를 만났다.

    여민지의 예측하지 못한 이탈로 공격력이 약화된 대표팀은 백전노장 박은선 마저 발목부상으로 예선 1, 2차전을 뛰지 못하는 등 잇따른 불운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덕장 윤덕여 감독의 리더십과 31살 듀오 박은선(로시얀카)과 김정미(골키퍼, 현대제철), 재일교포 3세 강유미(KSPO)와 캡틴 조소현(현대제철),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 지소연(첼시) 등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12년만의 두 번째 본선진출에서 16강 진출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우승후보로 꼽히는 난적 프랑스다. 한국팀은 22일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경기장에서 8강 진출을 놓고 프랑스와 일합을 겨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프랑스가 단연 위에 있다. 프랑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여자 축구 강국이다. 반면 한국의 랭킹은 18위.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자축구가 갖고 있는 특유의 조직력이 살아난다면, 프랑스를 늪에 빠트리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