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표, 한밤중 공포 불러 일으킨 朴 시장 긴급 브리핑 이후 직접 전화 걸어
  •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 DB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 DB

    메르스 사태가 정치권까지 덮치면서 이를 둘러싼 대권 주자들간의 미묘한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한밤중 긴급 기자회견 이후 이 같은 정치권 신경전은 여야간 뿐 아니라 야권 내부에서도 벌어지는 양상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메르스 환자 확진·경유 병원 공개 목소리가 거세게 일던 5일 경기도청을 찾았다.

    메르스 피해가 가장 광범위하게 퍼진 경기도를 찾아 현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문 대표의 첫 행보가 같은 당 소속 박원순 시장이 있는 서울시청이 아닌 경기도청이라는 점은 주위를 갸우뚱하게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의 한밤 중 긴급 브리핑에 대해 문재인 대표가 미리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박 시장이 미리 보고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범국민적 이슈에 대해 독단적인 행보를 가진 것에 대해 문 대표가 다소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표는 박 시장의 긴급 브리핑 다음 날 남경필 경기도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회동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외의 손님(?)을 맞은 남경필 지사의 행보는 박원순 시장과는 사뭇 달랐다.

    남 지사는 경기도내 격리병실 확보를 위한 예산 편성을 요청하면서도 정부와 정치권의 초당적 대응을 위한 여야 대표간의 만날 것을 권유했다. 남 지사는 '여야 대표 회동' 제안에 문 대표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곧바로 김무성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의사를 알렸고, 결국 이 자리에서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 4+4 긴급 회동이 성사됐다.

    이 과정에서 남 지사는 직접 김무성 대표와 연결된 자신의 전화기를 문 대표에 넘기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청을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청을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

     

    여야 대표 회동을 성사시킨 남 지사는 그날 오후 서울·대전·경기·충남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메르스 공동 대응을 선언하는 자리도 만드는데도 직접 나섰다.

    이날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4개 광역지자체 단체장이 만난 자리도 남 지사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당초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경기·충남 3개 지자체장이 모여 의견을 취합해 중앙정부에 대응을 촉구하는 쪽으로 의견을 타진했으나, 남경필 지사가 문형표 장관까지 포함한 중앙-지방 공동대응체 구성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이 과정에서도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직접 연락을 넣어 문형표 장관의 참여를 요청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적 불안감이 가중되는 메르스 정국에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박원순 시장의 모습에 비판적이 목소리가 많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지자체는 물론 여야의 초당적 협의를 이끌어내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