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총력 대응체제는 매우 시의적절" 박근혜 대통령 치켜세우기도
  • ▲ 한밤 중에 서울시민들을 메르스(MERS) 공포로 몰아넣어 '대권 정치쇼 논란'을 빚은.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 한밤 중에 서울시민들을 메르스(MERS) 공포로 몰아넣어 '대권 정치쇼 논란'을 빚은.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DB

     

    한밤 중에 서울시민들을 메르스(MERS) 공포로 몰아넣어 '대권 정치쇼 논란'을 빚은.박원순 서울시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전국 시·도지사 회의를 소집해 달라"고 요구했다.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비공개 부분에서다.

    박원순 시장은 이 자리에서 "메르스가 전국화됐기 때문에 역학조사와 격리 등 조치가 필요하고 정보 공유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가 시민 1,500여명과 접촉했다는 내용을 갖고 긴급 기자회견을 연 이후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이를 적극 이용하기 위한 복안으로 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닷새 동안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박원순 시장은 0.4%p 상승한 13.8%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간으로 보면, 4일 밤에 있었던 메르스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당·정·청이 일제히 유감을 표명한 5일 조사에서 박원순 시장의 일간 지지율은 14.8%로 전일 대비 3.3%p 상승했다.

    반면,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박원순 시장과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일간 지지율은 박 시장의 긴급 브리핑 직후 돌연 하락했다.  

    문재인 대표의 지지층 중 일부가 박원순 시장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읽힌다.

     

  • ▲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영상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원순 시장은 이날 "어제 대통령께서 즉각대응팀 구성을 비롯한 메르스 총력 대응 체제를 마련하신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박원순 시장의 요구에 즉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장관들의 발언이 끝난 후 최경환 총리대행이 "내일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 장관 배석하에 시·도지사 회의를 개최하겠다"며 우회적인 답변을 내놓았을 뿐이다.

    일단 정부가 박원순 시장의 건의를 수용하는 모양새였지만, 그간 독자대응을 해온 박 시장에 대한 불편한 감정은 숨기지 못하는 듯 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만일 지자체가 중앙정부와 조율 없이 독자적으로 대응을 하게 되면 국민이 더욱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박원순 시장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메르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에 긴밀한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지자체는 자가 격리자들의 철저한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멤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