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인기영합 전시행정 혼자서 주도했다는 인상 지울 수 없어"
  • ▲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DB
    ▲ 박원순 서울시장.ⓒ뉴데일리DB
    박원순 서울시장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대처 행태를 놓고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중앙정부를 따돌리며 독자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 시장이 지자체장의 본분을 망각한 채 대권 주자로서 지나친 정치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11일 시청에서 25개 자치구 구청장들과 연석회의를 열고 "가장 전염성이 왕성한 상태였던 98번 메르스 확진 환자가 양천구 메디힐 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 병원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박원순 시장이 제왕적 시장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중앙정부를 존중하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이 메르스 대책과 관련해 병원 봉쇄로 인한 부작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봉쇄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의사결정 시스템 상의 심각한 결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박 시장이 병원 봉쇄 결정 이전에 중앙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는지 의문"이라며 "병원을 봉쇄하는 것에 대한 시장의 법적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처럼 중요한 사안은 사전에 중앙정부와 충분히 논의를 거친 후에 결정해야 하는 것"고 말했다.  
    특히 이노근 의원은 최근 서울의료원의 한 의료진이 메르스 환자를 받지 말라고 한 것과 관련, "과잉대응 논란을 빚고 있는 박원순 시장이 결국 자기 지반 관리도 제대로 못했다는 증거가 아니냐"면서 "이런 마당에 자기 책임은 뒤로 감춘 채 스리슬쩍 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의료원 논란에 대해 "해당 의료진을 즉각 보임 해직했다. 해당 의료진의 개인적 견해였고 서울의료원의 공식 입장이 아니었다. 실제 당일에도 9명의 환자를 받았다.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했다.   
    이노근 의원은 "단순한 보직해임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보다 자세한 조사와 강한 질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결국 박 시장이 진정성 없는 행태를 하고 있다. 국민 불안과 사회적 기류에 편승하는 무책임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노근 의원은 나아가 박 시장과 남경필 경기지사의 메르스 대응 방식을 비교하면서 "박 시장이 정치적 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도는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대형병원이 대거 참여하는 '경기도 메르스 치료 민-관 네트워크'를 가동, 메르스 2차 유행을 하루빨리 차단키로 했다. 경기도가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와 대형 민간병원 다수가 협업해 메르스에 공동 대응하는 모델을 성사시킨 것이다. 남경필 지사의 내실 있는 리더십이 돋보였다는 분석이다.    
    이노근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남경필 지사는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으면서 조용히 잘 대처하고 있는데, 박원순 시장은 부산을 떨뿐, 내실이 없다"며 "이러니 '정치적인 쇼, 우민정책' 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을 향해 "메르스에 대한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정부를 무시하며 정치적 행보에만 집중하는 모습은 시장으로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다. 제왕적 시장이라는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성태 의원도 이날 "국가적 재난의 위기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들이 발언을 잘못하면 국민에게 큰 혼란과 불안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에 말 한마디도 조심해서 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박 시장의 메르스 대응 행태는 인기영합형 전시행정을 혼자서 주도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13일로 예정된 공무원 시험과 관련, 메르스 격리 대상자의 경우 감독관 등 총 4명이 동행한 가운데 집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노근 의원은 "자택시험자로 결정되면 당일 시험감독관 2명과 간호사 1명, 경찰관 1명이 방역복을 입고 자택으로 방문한다고 하는데, 얼마나 많은 공무원들을 어디까지 파견할 생각인지 모르겠다"며 "형평성 시비 논란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메르스 환자의 경우 메르스 특정 병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통화에서 "한 명의 수험생에게 시험 감독관이 4명이나 간다면 행정력을감당할 수 있겠느냐"면서 "특히 시험결과 나왔을 때 떨어진 수험생이 똑같은 조건이 아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 의원은 박 시장의 병원 봉쇄 결정에 대해서도 "병원 봉쇄도 중요하지만, 해당 시기 그 병원을 다녀간 사람들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박 시장이 실질적 대책을 위해 고민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어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또 다른 쇼를 보여주고 있다"며 "자기를 정치적으로 부각시키는 일에만 몰두하고 전 국가적으로 통일적 대응을 모색하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면서 부적절한 대응 논란에 대해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는 박원순 서울시장 말에 많은 분들이 공감했다. 처음엔"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과잉대응에도 적절한 수준이 있고 그 수준을 넘으면 불필요한 과잉대응이 됨을 다수 국민들이 깨닫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그 과도한 공포를 부추긴 건 박시장같이 과잉대응을 선동한 분들의 책임도 있다는 뜻"이라며 "유독 박시장만 언급한 건 박시장의 더블 스탠다드 때문이다. 조합원총회는 과잉대응하고 공무원시험은 과소대응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하 의원은 "이번 박 시장 쇼에 완전 실망한 것이다. 정부가 너무 못하니 박 시장 쇼의 문제점이 묻힌긴 했지만 전 개인적으로 진정성 사라진 정치꾼으로 전락한 박시장 모습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