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사랑한 정치인 정몽준, 세계 축구계 복귀 준비
  • ▲ 정몽준.ⓒ뉴데일리
    ▲ 정몽준.ⓒ뉴데일리

    【뉴데일리 스포츠】국제축구연맹(FIFA)을 16년간 이끌었던 제프 블라터(79·Jeff Blatter)가 뇌물 스캔들로 스스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블라터 회장의 대척점에 섰던 국제 축구 행정가들이 일제히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행정가 정몽준(63)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정몽준이 지난 3일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그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축구 팬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몽준은 1994년부터 17년간 FIFA 부회장으로서 국제 축구계에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FIFA에서 일했던 17년간 사무총장과 회장으로 함께 했던 제프 블라터의 투명하지 못한 자금 사용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한 바 있다. 

    정몽준의 FIFA 회장 당선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낮다. 출마를 고려한다는 정몽준의 말을 인용해 기사를 작성한 다수의 해외 언론들도 그의 당선 가능성에는 물음표를 찍었다. 

    정몽준은 現 FIFA 부회장인 요르단의 알리 빈 알 후세인(40·Ali bin Al-Hussein)에게 밀려 FIFA 부회장 5선 도전에 실패했었다. 후세인은 FIFA 부회장 자리에서 자신의 세력을 키웠고 지난달 27일 제프 블라터와의 제12대 FIFA 회장 선거에서 경쟁할 만큼 성장했다. 

    정몽준에게는 알리 빈 알 후세인 말고도 유럽축구연맹을 이끌고 있는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 출신 미셸 플라티니(59·Michel Platini)라는 강력한 적수가 있다. 플라티니는 후세인보다 더 강력한 차기 FIFA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다. 

    FIFA에 속한 209개 회원국 중 유럽축구연맹에 소속된 국가가 53개다. 미셸 플라티니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유럽축구연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요르단의 알리 빈 알 후세인은 46개국이 속한 아시아축구연맹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지 못했다. 

    정몽준이 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을 하더라도 알리 빈 알 후세인과 힘을 합쳐야 미셸 플라티니와 경쟁이 가능한 상황이다. 단순히 회원국 숫자만 보더라도 53대46으로 유럽 출신의 플라티니가 아시아의 정몽준과 후세인에 비해 유리하다.

    FIFA의 회장 선거는 209개 회원국의 표로 결정된다. 가장 많은 회원국을 보유한 축구연맹은 아프리카축구연맹이다. 유럽축구연맹보다 하나가 더 많은 54개국이 아프리카축구연맹에 속해 있다. 미국과 멕시코 등이 속한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이 35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고 뉴질랜드로 대표되는 오세아니아축구연맹이 11개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속한 남미축구연맹에 10개국이 있다. 

    정몽준이 FIFA의 개혁에 앞장서기 위한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와 북중미카리브해연맹에 속한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또 아시아축구연맹에서 확실한 지지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과 아프리카·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은 제프 블라터 現 FIFA 회장을 오랜시간 지지했던 연맹이다. 

    1988년 13대 국회에서 시작해 19대 국회까지 7번 연속 당선됐던 대한민국 정치인이자 1993년부터 15년간 대한축구협회를 이끌었던 축구 행정가인 정몽준이 17년간 몸담았던 FIFA의 개혁에 앞장설 수 있을지 그 험난한 과정에 국내 축구팬들은 물론 세계 축구계의 이목까지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