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도발에 일언반구 언급 없어...주승용 제안, 문재인 "노력 있었다"
  • ▲ 왼쪽부터 주승용 최고위원, 문재인 당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왼쪽부터 주승용 최고위원, 문재인 당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파동에 대해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주승용 최고위원을 흥분케 한 정청래 최고위원의 도발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다. 비노(非盧, 비노무현)계로 신임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이종걸 원내대표가 첫 데뷔 무대에서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평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8일 문재인 대표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홍은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했다. 취임 이후 첫 공식 외부행사로 어버이날을 맞아 노인들을 상대로 급식봉사와 카네이션을 달아주기 위한 자리였다.

    정해진 시각보다 20여 분 가량 늦게 도착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행사를 마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첫 공식 회의 석상 데뷔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과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선언을 목격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다소 충격을 받았는지 첫 공식 외부 행사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정을 먼저 마무리하고 자리를 뜨던 이종걸 원내대표는 쇄도한 취재진의 질문에도 "인터뷰 안 한다"며 서둘러 자신의 차에 올라타려 했다.

    이동 중 취재진에 둘러싸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빨리 수습돼야 할 문제"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수습의 방법론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크게 한숨을 쉬며 고민하더니 "당의 미래를 위해 잘 수습돼야 한다"고만 답했다.

    '빨리 수습' '잘 수습'이라고 모범답안 아닌 모범답안을 내놓은 그의 표정에는 부연설명하기 어려운 근심이 묻어있는 듯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도 그는 "아직 그런 것을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종걸 원내대표의 이런 태도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최고위원회의 참석자 중 주승용 최고위원은 유일한 비노"라며 "계파 차원에서 보면 동질감을 가질 수 있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말을 아낀 것은 의외"라고 밝혔다. 

    이어 "이종걸 원내대표가 새로 맡은 당직의 무게감을 감안해 격앙된 당내 분란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처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엔 지나갔지만 친노(親盧, 친노무현)계가 지속적으로 분란을 일으킨다면 이종걸 원내대표가 언제까지나 관망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표는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발언에 대해 "아마 정청래 최고위원이 적절한 방법으로 사과함으로써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며 "주승용 최고위원도 우리 당을 위해 노력하는 분이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처신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4일 주승용 최고위원이 제안한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과 입장을 밝힐 것 △당의 패권 정치를 청산하겠다는 약속과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실천할 것 △당의 지도자와 대선 주자가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구성할 것 등 세 가지 사항과 관련해서는 "그 말씀에 따른 노력들이 있었고 주승용 최고위원도 잘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