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어린애처럼 주장하지 말라"...홍영표 "내가 어린애? 비아냥 말라"
  • ▲ 자원외교 국조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왼쪽)과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뉴데일리DB
    ▲ 자원외교 국조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왼쪽)과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뉴데일리DB


    국회 해외자원외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여야 간사가 23일 회동을 갖고 증인 채택 여부를 논의했지만 거친 설전만 벌였을 뿐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로 예정된 자원외교 국조특위 전체회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자원외교 국조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이날 회동을 갖고 증인 명단 합의를 시도했지만 40분 간 설전만 벌였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청문회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세균 의원 등 참여정부 인사 50여명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반면 야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5인방'을 포함한 MB정부 해외자원개발 관련자 160여명의 출석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성동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한 증인 가운데 두 명은 이미 사망했고 같은 사람이 여러 번 명단에 오르는 등 야당의 증인 요구에 문제가 많다"며 이는 야당이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홍 의원은 문재인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너무나 터무니없는 요청으로, 이는 국조를 사실상 무산시키려 하는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최소한의 근거도 없이 증인을 '물타기' 식으로 요구하는 것은 결코 받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권 의원은 "국정조사 요구서에 보면, 특정 정부에 제한하지 않고 대한민국 역대 모든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이 대상이라고 나와있다"며 "야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부르는 논리와 우리가 문 대표 등을 부르는 논리는 차이가 없고, 오히려 우리의 논리가 더 설득력 있다"고 맞받았다. 

팽팽한 기싸움으로 시작된 이날 회동에선 시간이 흐를수록 날선 공방과 고성이 쏟아졌다. 


특히 권성동 의원은 홍영표 의원을 향해 "MB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해외 자원외교 성공률은 비슷한데 왜 MB만 물고 늘어지느냐. 어린애처럼 주장하지 말라"고 일침했다.

이에 홍 의원은 "내가 어린애같이 말하느냐. 비아냥거리지 말라"고 항의하며 "새누리당은 참여정부를 잡고 물어지는 게 병"이라고 응수했다. 

권 의원은 또 "야당이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 MB 정부 이야기는 그만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홍 의원은 "여당이 국정조사를 방해하고 있다. 참여정부 이야기 좀 그만 하라"고 맞섰다. 

홍 의원은 나아가 "국정조사는 핵심 증인 채택이 안 되면 의미가 없다"고 못을 박았고, 권 의원 역시 "우리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표 증인 채택이 안 되면 안 하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여야의 거친 공방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권 의원은 회동 직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야당은 결국 정치공세로 이명박 정부를 흠집내겠다는 의도다. 여당을 흠집내서 반사적 이윤을 취하려는 전형적인 정치공세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국정조사장으로 들어와 자원외교 국조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특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회동이 결렬된 것은 야당의 요구를 정치공세로 폄훼하고, 문재인 대표를 증인으로 요청하는 어이없는 주장을 계속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영표 박완주, 최민희 의원 등은 기자회견에서 "국정조사를 방해하고 무산시키기 위한 적반하장소식 정치공세"라며 "새누리당은 야당의 정치공세로 매도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성역 없는 청문회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증인 명단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격화됨에 따라 24일로 예정된 국조특위 전체회의는 물론 향후 청문회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