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0.6%p 격차로 고배… 친노패권주의에 무릎 꿇었나
  • ▲ 14일 관악문화관에서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선출된 정태호 예비후보(사진 오른쪽)가 김희철 전 의원과 나란히 앉아 있는 가운데, 반대편을 주시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14일 관악문화관에서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선출된 정태호 예비후보(사진 오른쪽)가 김희철 전 의원과 나란히 앉아 있는 가운데, 반대편을 주시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노무현 정권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정태호 예비후보가 4·29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자로 선출됐다.

    정태호 후보는 14일 관악문화관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관악을 보궐선거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박빙의 경합 끝에 김희철 전 국회의원을 누르고 공천 대상자로 확정됐다.

    후보자 선출은 지난 12~13일 지역구내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화 여론조사 50%와 이날 선출대회 현장에서 진행된 권리당원 현장투표 50%를 합산해 이뤄졌다.

    김희철 전 의원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416표(51.0%)를 득표해 400표(49.0%)에 그친 정태호 후보를 앞섰으나, 국민 여론조사에서 48.5%에 그치면서 최종 합산 49.7%로 50.3%를 얻은 정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최종 합산 결과 격차가 0.6%p에 불과할 정도의 박빙 승부였다.

    이날 후보자 선출대회에는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인 노웅래·한정애 의원과 김유정 전 의원, 그리고 관악갑 국회의원인 유기홍 전 수석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이로써 새정치연합의 관악을 보궐선거 후보자로 확정된 정태호 후보는 이미 새누리당의 후보로 공천받은 바 있는 오신환 예비후보와 본선에서 맞서게 됐다.

    관악을 보궐선거에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 외에 정의당 이동영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출마 태세를 갖추고 있다.

    또, 헌법재판소의 구 통진당 해산 결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상규 전 의원과, 애국 진영에 의해 애국시민 후보로 추대된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도 출마를 결심하고 준비 중이다.

  • ▲ 새정치민주연합의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후보자 선출대회가 14일 관악문화관에서 열린 가운데, 합동연설이 진행되는 도중, 일부 청중이 정태호 후보의 자녀 국적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언급하며 장내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후보자 선출대회가 14일 관악문화관에서 열린 가운데, 합동연설이 진행되는 도중, 일부 청중이 정태호 후보의 자녀 국적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언급하며 장내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친노(親盧)로 분류되는 정태호 후보가 이날 박빙의 경합 끝에 새정치연합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가뜩이나 1여 다야(一與 多野) 상황으로 불리한 야권의 선거 전망에는 더욱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는 분석이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김희철~정태호 양 예비후보 진영 간에 앙금이 쌓인데다, 정태호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태호 후보 또한 이 점을 의식한 듯 후보자 발표 직후 수락 연설에서 단결을 강조했다.

    정태호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김희철 후보의 그동안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김희철 후보를 지지하면서 운동한 운동원과 자원봉사자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는 오늘 분열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관악의 변화, 그 전선에 이 정태호가 앞장서겠다"며 "함께 힘을 하나로 몰아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태호 후보와 경쟁했던 김희철 전 의원은 후보자 발표 직후 정 후보의 수락 연설을 듣지 않은 채 침통한 표정으로 서둘러 자리를 떴다.

    김희철 전 의원의 지지자는 정 후보의 수락 연설을 들은 직후 "우리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저렇게 자기네들끼리 '정태호'를 연호하면서 껴안고 야단인데 무슨 단결과 화합이냐"며 "저런 모습이 바로 친노패권주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권리당원 현장투표에 앞서 합동연설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한 청중이 정태호 후보 자녀의 국적 의혹 등을 거론하며 장내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이러한 모든 움직임을 고려할 때 국민모임 정동영 인재영입위원장의 관악을 출마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에 정통한 관계자는 "정동영 (전) 장관이 김희철 전 의원과의 막역한 관계 때문에 '선배가 후보로 결정되면 내가 거기서 출마할 수 있겠느냐'고 말해온 것으로 안다"며 "김희철 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이상 더 이상은 주저할 요소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