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도 공개 사과 요구… 정태호 사면초가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선출된 정태호 예비후보가 과거 구 통진당 이상규 후보를 지지한 전력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관악을 출마를 준비 중인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가 트위터로 이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새누리당 오신환 예비후보도 정태호 후보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신환 후보는 16일 정태호 후보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를 통해 "2012년 총선 당시 정태호 후보는 통진당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 사건으로 친노(親盧) 지도부에 의해 무소속 출마로 내몰린 자기 당의 김희철 후보를 '가짜 민주당 후보'라고 공격까지 하며 이상규 지지에 '올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악구 유권자들은 정태호 후보가 2012년 이상규 지지를 지금도 잘한 일이라 생각하는지, 그렇다면 이번 보선에는 왜 이상규 후보를 계속 지지하지 않고 독자 출마한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태호 후보가 당시 선대위원장을 맡아 당선시켰던 통진당의 이상규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뒤 계속해서 헌법재판소에 의한 의원직 박탈이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자기 후보가 억울함을 호소하는데 선대위원장이 이를 묵살하고 '그 자리를 내가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율배반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정태호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염치불구하고 출마하겠다면 지난 2012년 이른바 '종북세력'의 의회 진출에 연대보증을 섰던 자신의 과오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변희재 인미협 대표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태호 후보는 구 통진당 이상규 전 의원 당선의 일등공신"이라며 "구 통진당 해산으로 인해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정태호 후보의 구 통진당 이상규 후보 지지 전력이 선거전 초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2년 총선에서 정태호 후보가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상규 전 의원까지 정 후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언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상규 전 의원은 최근 복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든 정의당이든 헌재(의 의원직 상실) 결정이 부당하다고 했다"며 "그러면 관악을에 후보를 내면 안 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야권 인사들이 의원직 박탈은 법률적 근거도 없어 부당하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다른 야권 후보들이 모두 사퇴하고 후보를 안 내는 것이 맞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보수 진영의 후보들은 정태호 후보의 구 통진당 이상규 후보 지지 전력을 거론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정작 이상규 후보는 새정치연합이 왜 후보를 내느냐며 앞뒤로 협공하고 있는 상황이라, 정태호 후보는 선출되자마자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한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정태호 후보 측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정태호 후보가 약점이 많아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 의문을 표시하는 여론이 (새정치연합) 지역위 내에서도 적지 않았다"며 "만시지탄"이라고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