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불공정한 승부' 부각, 대의원에 먹힐까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5일 을지로위 주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5일 을지로위 주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8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대표 후보 양강(兩强)인 박지원, 문재인 후보는 공개 일정 없이 막판 대의원 표심 잡기에 부심하고 있다.

    권리당원 전화투표와 일반당원·국민 여론조사가 6일 종료되기 때문에 승부는 1만5,017명 대의원의 전당대회 현장투표에 달려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대의원들은 일반당원이나 국민보다 당 내부의 계파 대립·갈등에 대해 훨씬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박지원-문재인 후보의 막판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박지원 후보는 전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당 지도부가 이젠 전화도 안 받는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불공정한 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억울함을 대의원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지적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이나 (당 지도부가) 다들 누구 편을 들고 있느냐"며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직접 겨냥한데 이어, 같은 날 열린 을지로위 주최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신기남 중앙당 선관위원장의 '갑질 축사'를 비판했다.

    또한 사과는 했을지언정 '여론조사 경선 룰'이 변경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김성곤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을 향해서도 페이스북을 통해 "그냥 조용히 전대 준비나 하시라"며 각을 세웠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상대 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직접 공격하는 것보다, 친노(親盧) 계파의 수장인 문 후보에게 기울어진 듯한 당 지도부의 편파성을 지적하는 것이 '네거티브'라는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롭고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후보가 5일 을지로위 주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당대표 후보가 5일 을지로위 주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면 문재인 후보는 박지원 후보의 이러한 '불공정 경선' 논란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외면한다는 전략이다.

    당 지도부의 기울어진 잣대에 문제를 제기하는 박지원 후보의 입장에 반발할 경우, 자칫 '옹호'하는 것으로 비춰지면서 정말 '한 묶음'으로 묶여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나름 압도적 대세였는데 판세가 승패 불명 상황까지 전락한 데에는 당권 레이스 내내 노련한 박지원 후보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는 반성도 있다는 것이 새정치연합 관계자의 전언이다.

    문재인 후보는 최근 당 지지도와 자신의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가 함께 오르고 있다는 점만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문재인 대세론'의 재점화에 아직도 미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 경선 룰 변경 논란이나 불공정 경선 지적 등 박지원 후보가 제기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연설이든 공개 발언으로든 손바닥을 마주쳐주지 않는다는 대응 기조로 해석된다.

    한편 당대표 경선의 판세는 당심(黨心)에서는 박지원 후보, 민심(民心)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우세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최근의 '여론조사 경선 룰 변경' 파문으로 문재인 후보가 당심에서 잃은 것이 많다는 것이 당내외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에 따라, 대의원·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계속해서 일정 격차 이상으로 박지원 후보가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인지도에서 월등히 앞서 있어 일반당원·국민 여론조사에서 박지원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특히 '지지후보 없음'이 유효응답에서 배제됨에 따라 상대적인 격차는 더욱 커지게 됐다.

    이렇듯 당심과 민심이 엇갈리고 있어 승부는 8일 현장에서 직접 투표할 1만5,071명의 대의원의 손에 좌우될 수 있다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