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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외요원 누설 기밀, 北에 넘어갔다

주일대사관 근무 최 씨, “기밀 얻는다”며 日기자, 시민단체 만나 기밀 유출해 해임

입력 2015-02-05 11:59 | 수정 2015-02-06 15:09

▲ 영화 '베를린' 중 국정원 해외공작 요원 역할을 맡은 한석규. 이런 요원은 현실에는 없는 듯 하다. ⓒ영화 '베를린' 장면 캡쳐

일본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국가정보원 해외파트 요원이 누설한 국가기밀이 북한 측에 흘러들어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고법 행정 9부(이종석 부장판사)는 최근 국정원 前직원인 최 모 씨가 국정원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인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해임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최 씨의 행적은 이랬다.

2009년부터 2년 동안 일본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파견된 최 씨는 ‘정보수집’을 명목으로 일본 내 언론인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수시로 만났다. 하지만 최 씨는 정보를 수집하기 보다는 정보를 누설하는 일이 더 많았다고 한다.

2009년 10월 전직 일간지 기자를 만난 최 씨는 “나카이 히로시 日공안위원장이 국정원장을 만날 예정이고, 12월에는 황장엽 씨가 일본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0년 7월 KAL 858기 폭파사건의 범인 김현희 씨가 일본을 방문하기 직전에는 기자에게 “나카이 히로시 공안위원장이 김현희의 일어 선생으로 알려진 납북자 다쿠치 야에코의 생존정보를 김현희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도발이 발생한 직후에는 “북한군이 연평도 군사시설을 노렸지만 성능이 낮아 표적을 빗나갔다”는 평가와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이 북한 대남공작부서의 아시아 총책인 것 같다”는 말을 퍼뜨렸다고 한다.

이 가운데 북한의 대남공작부서에 대한 정보 등 ‘민감한 기밀’은 일본인을 통해 고스란히 말레시아에서 활동하는 북한 간첩에게 흘러들어가 현지 한국 정보망 일부가 노출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빈번해지자 국정원은 최 씨에게 “언행에 유의하라”고 5번이나 경고했으나, 그의 행동에 변화가 없자 결국 해임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이후 최 씨는 국정원의 해임처분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자신이 일본 언론인이나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말한 것은 ‘공개정보’를 바탕으로 했으며, 20년 동안 해외공작 분야에서 일 해온 자신을 ‘겨우 이런 일’로 해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었다.

1심 재판에서는 법원이 최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2심 재판부는 “국정원의 정보수집활동에 지장을 초래했다”며 국정원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국정원 수장의 일정, 일본과의 정보협력관계, 안보와 관련된 주요인물의 향후 일정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라면서 “최 씨의 누설한 정보는 국정원의 정보수집 범위와 능력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정보”라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또한 “최 씨가 누설한 기밀의 내용, 본부로부터 수차례 보안유지 지시를 받고도 동일한 형태로 비밀을 반복해 누설한 점 등을 보면 위법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경고했다.

최 씨가 이번 판결을 놓고 항고를 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최 씨의 재판 소식이 알려지자, 국정원의 ‘정보수집능력’에 불안감을 느껴온 일부 안보 전문가들은 “국정원 해외파트의 역량을 80년대 수준으로 복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권 아래에서 국정원의 ‘공작 능력’이 대북 분야는 물론 해외 분야에서도 상당 부분 약화됐기 때문이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블루카펫 프로젝트’ 같은 권력 지향적인 해외공작에 국정원의 능력과 자원을 낭비하는가 하면, 동맹국 내에서 공작을 벌이는 데 대해 상당 부분 제약을 가하고, 중국, 북한, 러시아 등에 우호적이던 당시 여당의 활동을 지원하도록 명령, 해외공작 역량이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 “국정원 해외정보 파트는 외신 보도를 보고 정보수집을 한다더라”는 소문까지 날 만큼 안보기관 안팎에서도 국정원 해외요원들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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