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가 당 대표가 돼서 박지원을 부산에 공천 주면 당선되겠나"
  • ▲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2·8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박지원 후보와 문재인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2·8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박지원 후보와 문재인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박지원 후보가 13일 친노(親盧) 문재인 후보를 향해 "노무현의 길은 버렸느냐"고 돌직구를 던졌다.

    전날 문재인 후보가 새누리당의 2012년 총선·대선 승리 요인을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가 당 대표도 겸했기 때문"으로 분석하며,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듯이 시사한 것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8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대권~당권 분리 논쟁은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문재인 후보는 12일 대전시당에서 열린 대전 중구·동구 합동간담회에서 "지난 번 대선 때 보면 박근혜 후보는 비대위원장, 즉 저쪽(새누리당)의 대표를 겸하고 있었다"며 "공천 개혁과 당의 혁신을 모두 박근혜 후보의 공으로 다 모아줘 본선 경쟁력을 최대한 높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당권~대권이 분리된 야당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리 당은 거꾸로 경선에서 상처받고, 단일화 과정에서 상처받으며 본선에 나가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나아가 "사실상의 대선 후보가 선거를 진두지휘하면 지지자들의 결집 효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똑같이 선거 유세를 다녔지만 박근혜 당시 대표의 선거 유세가 (한명숙 당시 대표보다) 훨씬 효력을 발휘했던 것은 그 때문"이라고 지적해, 내년으로 다가온 총선 유세 또한 대선 후보인 자신이 해야 효과적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왜 박근혜의 길이냐"며 "노무현의 길은 버렸느냐"고 묻고 있다. ⓒ박지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왜 박근혜의 길이냐"며 "노무현의 길은 버렸느냐"고 묻고 있다. ⓒ박지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박지원 후보는 "당권을 잡아서 대통령이 된다는, 그런 리더십은 이제 없다"고 그 자리에서 반박했다.

    박지원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은 (커터칼 테러를 당한 뒤 후송된 병원에서) '대전은요?' 이 한마디로 훨씬 앞서던 염홍철 시장 대신 박성효 시장을 당선시켰다"며 "그런 리더십이 있고, 그렇게 사람을 몰고 다니는 지도자가 (이제는) 없다"고 단언했다.

    박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당 대표가 돼서 박지원을 부산에 공천 주면 내가 당선되겠느냐"며 "이런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만은 대권과 당권이 분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지원 후보는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의 모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도 당 대표로 후보·대통령에 당선됐다며 박근혜의 길을 가겠다 한다"며 "왜 박근혜의 길이냐? 노무현의 길은 버렸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박지원 후보 측은 이튿날인 13일에도 "내용과 형식 모두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거세게 반발해, 이 점을 전당대회의 쟁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지원 후보 측은 김유정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처럼'을 언급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당원과 지지자들을 실망시킨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후보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당권과 대권이 같아야 효율적이라는 것이지만, 잠재적으로는 문 후보 자신만이 유일한 대선 후보라는 것"이라며 "우리 당에는 문 후보 뿐만 아니라 훌륭한 잠재적인 대선 주자들이 많고, 이 분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검증받기를 당원과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