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親盧~非盧 넘나드는 연설로 15번 박수갈채 받아
  • ▲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지역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가 11일 오후 부산 벡스코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가운데 문재인·박지원 등 후보들이 단상에 올라 청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지역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가 11일 오후 부산 벡스코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가운데 문재인·박지원 등 후보들이 단상에 올라 청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는 박지원 후보가 문재인 후보의 정치적 근거지에서 정면 돌파를 통한 '부산 상륙 작전'을 펼쳤다.

    부산 벡스코 3층 컨벤션홀에서 11일 오후에 열린 새정치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박지원 후보는 시종 친노(親盧) 여론을 흔들면서 비노(非盧) 여론을 당겨오는 노련한 연설을 진행했다.

    박지원 후보는 '자신이 당 대표로 뽑혀야 문재인 후보도 산다'는 점을 수시로 일깨워, 친노 결집 '흔들기'를 시도했다.

    그는 "(박지원을 당 대표로 뽑아) 이 곳 부산이 통합의 정치 1번지가 돼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이 대통령 후보가 된다"며 "당도 살리고, 당의 자산인 문재인 후보를 지켜내는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에게 호소한다"고 강조해, 청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지난 7일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한 조경태 의원을 간접적으로 거론하는 등 부산의 비노 여론을 확실히 지지층으로 당겨오려는 시도도 엿보였다.

    박지원 후보는 "부산 국회의원 18명 중 (새정치연합은) 지역구에 두 사람(문재인·조경태) 뿐"이라며 "부산을 지켜야 한다. 내가 부산을 지키겠다"고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나아가 "통진당과는 단호히 선을 긋겠다"고 단언해, 청중들로부터 "옳소"라는 반응과 함께 연호를 이끌어냈다. 이 또한 지난 총선 때 구 통진당과의 선거 연대를 주도, 종북정당의 국회 입성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은 문재인 후보를 교묘하게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날 제주와 경남에서 상대적으로 평이한 연설을 펼쳐, 노련하게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낸 박지원 후보에 비해 밀리는 듯한 인상을 줬던 문재인 후보는 네 번째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에서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후보는 마치 자신이 연설회를 주재하는 듯 "함께 경쟁하는 당대표 후보님들, 부산으로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박지원 후보의 풍부한 경륜과 관록을 업겠다"고 여유 있는 자세로 대응했다.

    그는 이 자리에 참석한 김영춘·최인호·전재수·문성근·이해성·박재호 등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이분들이 모두 아깝게 석패한 것은 당이 후보들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라며 "내가 당대표가 돼야 영남 지역에서 우리 당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에는 타 후보를 언급하기보다 현 정부를 겨냥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참석자들이 당 대의원이자, 자신의 '지역구민'이라는 점을 감안한 전략으로 보인다. 동시에 대권주자로서 자신의 '존재감' 다시 한 번 내보이는 기회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은 주요 부산 공약을 줄줄이 파기하거나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새누리당의 부산 정치 독점을 끝내야만 박근혜 대통령의 부산 무시와 부산 홀대를 끝낼 수 있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