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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대표이사직을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사무국 직원들의 집단항명과 폭로, 역폭로, 박원순 시장 및 정명훈 예술감독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가 29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현정 대표는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잘못한 부분도 많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여러가지 왜곡과 마녀사냥식 여론몰이·공정하지 못한 조사로 힘들었고 억울한 부분도 많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해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직원들에 대한 막말·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시향 대표직을 물러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미련 때문이 아니었다고 전하면서 “형식과 절차상 문제들을 해명하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시향은 (제가) 재직한 2년여 동안 최선을 다해 정성을 들인 조직이었다”며, “앞으로도 건전하고 투명한 조직, 성숙한 모습으로 발전하길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현정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이 지난 2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직원들은 호소문에서 “박현정 대표가 취임 이후, 직원들에게 폭언과 성추행 등을 일삼았고, 지인의 자녀나 제자를 채용하는 등 인사전횡을 저질렀다”고 폭로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에 박현정 대표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의 음해”라며 “어떠한 조사나 감사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직원들의 집단항명 배후에는 정명훈 예술감독이 있다”면서, 정 감독이 인사전횡을 저질렀다고 폭로해 서울시향 사태는 진실게임 양상으로 성질이 바뀌었다.
서울시향 사태가 박현정 대표와 정명훈 감독의 폭로전으로 확대되는 등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박원순 시장의 책임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앞서 박현정 대표는 박원순 시장과 정명훈 감독이 ‘서울시향의 평양공연’을 매개로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의 배후에 박원순 시장과 정명훈 감독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박현정 대표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박 대표는 8일 오전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박원순 시장이 그냥 당장 나가달라고 했다”며, 박원순 시장이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고 말했다.박 대표는 사회자가 “별다른 이유 설명도 없이, 그냥 당장 나가달라고 했느냐”고 다시 묻자, “(사무국 직원들의 호소문을) 보여주지는 않고 당장 나가달라고 해서, (서울시의회) 회기만 마치고 나가겠다, 그렇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박현정 대표는, 당시 박원순 시장에게 뭔가 전달됐다는 내용을 알았지만, 그게 이런 내용인지는 전혀 몰랐다며, “박원순 시장에게 내용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박원순 시장이 이런 점(사무국 직원들의 폭로 내용)은 대표에게 확인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 부분이 제일 섭섭하다”며 “화도 나고. (호소문을) 보여주고 나가라고 했어야지, 보여주지도 않고 언론에 이렇게”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향 이사회는 30일 박현정 대표의 해임안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박 대표가 자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서울시향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