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작업 당시 모습 완벽 재현, 유족들 “영원히 잊지 못할 것”
  • ▲ 베일벗은 故 한주호 준위 동상.ⓒ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베일벗은 故 한주호 준위 동상.ⓒ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천안함 폭침 당시 나흘 연속으로 실종자 구조작업을 벌이다 순직한 故한주호 준위가, 자신이 꿈을 키운 고교 교정에서 후배들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27일 오후 서울 강남에 있는 수도전기공고에서는, 이 학교 출신인 한주호 준위를 기리는 추모행사와 동상 제막식이 잇따라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해군과 모교 동문·후배 200여명은 그의 희생정신을 기리며 영원한 귀감으로 삼자고 다짐했다.

    한 준위의 고교 동문 200여명이 모여 만든 ‘한주호 준위 추모사업회’는 지난 4년간 성금모금을 통해 약 1억2천여만원을 마련해, 강남구와의 협의를 거쳐 건립부지와 예산을 확보하고 동상을 건립했다.

    동상 제막식에 앞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홍세기 한주호추모사업회 위원장은 “35년간 특수전 부대 최고 전문가였던 그가 천안함 피격 소식을 접하고, 53세 나이에도 후배장병들을 구조하기 위해 솔선수범했다”며, “우리 모두의 영웅이자 큰 귀감이 되는 인물로 살신성인의 정신과 나라사랑의 마음을 담아 동상을 건립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 ▲ 손에 든 故한주호 준위 동상 제막식 초대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손에 든 故한주호 준위 동상 제막식 초대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나장균 UDT/SEAL 전우회 회장은 한 준위에 대해, “하늘과 바다와 땅에서 의리를 실현한 사나이 중의 사나이”라고 회상하며, “한 떨기 무궁화 꽃이 돼 떠나가신 당신을 기억하면서 위대한 우리의 역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고 한주호 준위의 부인인 김말숙 여사도 동상 제막에 힘써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떨리는 목소리로 전했다.

    김 여사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항상 저희 안위를 걱정해주신 분들이 이룬 결과로 동상이 영원히 빛날 것이라 생각하니 정말 고맙고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말을 잊지 못했다.

    수도공고 대강당에서의 추모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동상이 건립된 학교 앞 교통섬으로 이동했다.

    교정을 바라보는 자리에 세워진 한 준위의 동상은, 천안함 구조 당시 모습 그대로 고인을 완벽하게 재현해, 자리에 모인 참석자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 ▲ 동상 바라보는 故한주호 준위 가족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동상 바라보는 故한주호 준위 가족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편, 이날 한 준위 동상 제막식에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한기철 해군참모총장, 이동관 서울문화예술대 총장, 산악인 엄홍길 씨 등이 조화를 보내와 예를 표했다.

    고 한주호 준위는 해군 특수전 요원으로 지난 1975년 입대해, 30여년이 넘는 잠수경력을 지닌 베테랑이었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북한에 의해 천안함이 피격됐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다음날인 27일부터 나흘 연속으로 백령도 해역에서 실종자 구조작업에 나섰다.

    한 준위는 천안함 함수 부분에서 수중작업을 하던 중 의식을 잃어 구조함으로 긴급 이송했지만, 순직해 온 국민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주호 준위의 장례식은 해군작전사령부장에서 해군장으로 격상됐으며,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한 준위에게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