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 선전매체 통해 “군사적 긴장 높이는 도발” 운운하며 비난
  • ▲ 과거 점등행사 당시 애기봉 등탑의 모습. 지난 10월 노후화 문제로 철거됐다. ⓒ애기봉 등탑 철거 관련 TV조선 보도화면 캡쳐
    ▲ 과거 점등행사 당시 애기봉 등탑의 모습. 지난 10월 노후화 문제로 철거됐다. ⓒ애기봉 등탑 철거 관련 TV조선 보도화면 캡쳐

    김정은 정권이 이번에는 김포 애기봉 사업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철거한 등탑보다 훨씬 높은 전망대를 만들기로 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김정은의 선전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김포시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이 철거된 애기봉 등탑 대신 두 배 높이의 전망대를 세우기로 한 사업을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반공화국 심리전 확대를 위한 위험한 움직임’이라는 논평을 통해 “애기봉에 전망대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엄중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논평 가운데 일부다.

    “애기봉 등탑은 우리를 의도적으로 자극해 북남 사이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무력충돌을 일으키기 위한 광란적인 대결 소동의 상징물이다. (남조선 당국은) 무모한 망동으로 조성될 엄중한 사태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애기봉 등탑 확대 놀음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


    조선중앙통신은 “애기봉 등탑 점등 놀음을 포함한 반공화국 심리모략전이 북남관계와 조선반도 정세에 미치는 파국적 영향이 크다”면서 애기봉 전망대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노동신문도 대남비난에 빠지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북남대결을 합리화하기 위한 파렴치한 궤변’이라는 글에서 “북남관계 개선에 역행하는 죄악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조선은 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야기시키는 위험천만한 애기봉 등탑 확장 놀음을 당장 걷어치워야 하며, 더는 북남관계 개선에 역행하는 죄악을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이처럼 악다구니를 쓰며 반대하는 ‘애기봉 전망대 사업’은 지난 10월 해병대 2사단이 오래된 애기봉 등탑을 자체적으로 철거한 뒤 김포시와 한기총 등이 추진하는 사업이다.

    경기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와 조강리 사이에 있는 애기봉은 북한과 직선거리로 3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우리 군은 1954년부터 성탄절을 전후해 이곳에 있는 소나무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불을 켜기 시작했다. 1971년에는 애기봉 정상에 높이 18m의 철탑을 세웠고, 한기총의 도움을 받아 매년 성탄절마다 트리 형태의 불을 켰다.

    애기봉 등탑에 만든 트리에 불이 들어오면, 20~30km 떨어진 개성에서도 그 불빛을 볼 수 있어, 김씨 일가는 이를 ‘대북 심리전용 선전시설’이라고 우겨왔다.

    하지만 김포시와 한기총 등은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대응하지 않고 ‘계획한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시와 한기총 등은 최근 군 당국이 노후화 문제로 애기봉 등탑을 철거하자, 그 자리에 높이 54m의 전망대를 포함, 6.25전쟁 영상관, 기념품 가게, 식당 등을 갖춘 평화공원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되면 개성 이북지역에서도 애기봉 전망대의 불빛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개성공단 근로자들과 개성 시민들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