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기독교계’와 김포주민대책위 합의…남북 공동 등탑 제안 나와
  • ▲ 과거 애기봉 등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점등한 모습.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 과거 애기봉 등탑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점등한 모습.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12월 2일 김두관 前경남도 지사와 ‘자칭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김포 애기봉 등탑 점등행사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좌익 성향 단체들도 이를 지지했다. 때문일까. 결국 올해도 애기봉 등탑에는 불이 켜지지 않게 됐다.

    지난 21일 기독교계 관계자와 ‘김포주민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애기봉 등탑 점등 행사는 22일 ‘애기봉 평화기도회’로 대체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기독교계 관계자와 김포의 ‘자칭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남북 평화와 상생의 십자가 등탑 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남북이 동시에 등탑을 설치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이 제안에서 중요한 조건은 “북한이 등탑 설치를 함께 추진하기 전까지는 한국도 등탑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기독교계 관계자들은 22일 오전,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합동 기도회를 가졌다.

    이에 따라 1971년부터 자유세계의 상징으로 북녘 땅을 밝혔던 김포 애기봉 등탑은 앞으로도 한동안 불을 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포 애기봉 등탑은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뒤 북한 측의 요구에 따라 2004년부터 불을 밝히지 못했다. “남북 평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나면서 기독교계의 제안에 따라 등탑에 불을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인 2014년 10월, 국방부는 “노후화로 안전이 염려된다”며 소리 없이 애기봉 등탑을 철거했다. 한국기독교총연맹 등이 등탑 자리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려 했지만, 이때 ‘자칭 김포시민단체들’이 등장, 강력히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2015년 10월에도 한 기독교 단체가 애기봉에 간이 등탑을 설치하려 했지만, 김두관 前경남 지사, 유영록 김포시장, 이 적 민통선 교회 목사, 김준현, 조승현 경기도의원, 최병종 김포농민회 회장 등 20여 명이 ‘김포 민주시민사회 연대회의’ 명의로 등탑 설치에 반대하면서 결국 행사가 무산된 것이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김두관 前경남지사는 “우리 새정치는 6.15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남북관계를 대결과 긴장 국면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이끌어 왔다. 이를 계속 이끌기 위해서도 애기봉 등탑 설치에 절대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다.

    현재 일부 언론은 김포 애기봉 등탑 점등이 무산된 것을 보도하면서 “애기봉 등탑은 남북 간 긴장을 격화하는 상징물”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