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시민’들 “국민 기만하고 남북대결 부추기는 애기봉 등탑 재설치 음모 중단해야”
  • ▲ 2012년 12월 22일 정듬식 당시 김포 애기봉 등탑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2년 12월 22일 정듬식 당시 김포 애기봉 등탑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 김포시 월곶면에 있는 작은 산 애기봉. 연말이면 이곳에 크리스마스 등탑을 만들어 북한 주민과 인민군들도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은 ‘자칭 시민’이라는 사람들의 반대 때문에 설치를 못한 적도 많았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자칭 시민들’이 나와 애기봉 등탑 설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2일 ‘김포 민주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라는 단체는 김포시 월곶면 애기봉 인근에서 ‘애기봉 등탑 설치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친노인사로 유명한 김두관 前경남지사, 유영록 김포시장, 이 적 목사, 김준현, 조승현 경기도의원, 최병종 김포농민회 회장 등 2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애기봉 등탑이 주민들의 생존권과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매년 연말이면 일부 기독교 단체가 ‘애기봉 등탑’을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강변하며 착한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며 “국민을 기만하고 남북 대결을 부추기는 애기봉 등탑 재설치 음모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애기봉 등탑에 불이 켜지면 접경지역 주민과 군인들의 안전, 관광산업, 지역경제와 평화도 함께 날아간다”면서 “주민들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서도 애기봉 등탑은 절대 설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영록 김포시장(새민련)은 “애기봉을 분단과 갈등의 상징에서 평화와 통일로 가는 곳으로 만들어야 하므로 남북갈등을 고조시키는 등탑 설치에 반대한다”면서 “애기봉 등탑 설치 반대는 지역 주민들도 같은 뜻”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런데 “애기봉 등탑이 지역 주민의 생존권 위협한다”는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은 지난 3년 동안 북한 측의 ‘대남협박’ 외에는 없다.

    이들 ‘김포 민주시민사회 연대회의’의 속내는 “우리 새정치는 6.15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남북관계를 대결과 긴장 국면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이끌어 왔다. 이를 계속 이끌기 위해서도 애기봉 등탑 설치에 절대 반대한다”는 김두관 前경남지사(새민련)의 말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김포 민주시민사회 연대회의’는 2010년 9월 13일 만든 단체다.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김포시에 있는 ‘진보적 사회단체 13개’가 모여 만들었다”고 한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출범 당시 최병종 김포농민회장, 이 적 김포시민연대 대표활동가가 공동 상임대표, 정종준 씨가 고문, 김봉미 김포 여성의 전화 부회장이 대변인을 맡았다고 한다.

    김포시 농민회, 민주노총 김포시 협의회, 전교조 김포지회,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김포지부, 사회보험노동조합 김포지부, (사)한국 여성의 전화 김포지부, 김포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 김포청년회, (사)김포민예총창립준비위, 김포민주시민연대 등이 ‘김포 민주시민사회 연대회의’에 동참했다고 한다.

    이들의 출범 당시 주요 사업으로 내세운 것은 ‘무상급식센터’ 건립 추진과 공공시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여성 쉼터 및 청소년 쉼터 건설 등이었다고 한다.

    이들이 건설을 반대하는 애기봉 등탑은 군 당국이 관리하는 시설이 아니다. 국방부는 2014년 10월 15일 애기봉에 있던 등탑을 철거했다. 지은지 30년이 넘어 노후화됐다는 게 이유였다.

    최근 '기독민주당'이라는 시민단체가 국방부에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를 신청한 뒤 애기봉 인근에 설치할 뜻을 비치자 '김포 민주시민사회 연대회의'가 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