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 17일 협상장 박차고 나간 뒤 관영매체로 비난공세
  • ▲ 지난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관련 남북실무접촉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관련 남북실무접촉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 관련 실무접촉’에서
    김정은의 지시를 받은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북한 정권이
    18일 관영매체를 통해 우리 정부를 비난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인천아시안게임 남북 실무접촉이 결렬된 것은
    응원단 규모와 체류비 등에 대한 남측의 ‘부당한 태도’ 때문”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측이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아시안게임 참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땡강을 부렸다.

    “전날 판문점에서 개최된 실무접촉에서
    남측이 ‘국제관례’니, ‘대표단 규모가 너무 크다’느니 하고 트집을 걸었다.
    ‘남쪽 정서’니, ‘신변안전 보장이 어렵다’느니 하면서
    응원단의 규모와 국기의 규격까지 걸고 들다 못해
    공화국기(인공기)는 물론 ‘한반도기’도 큰 것은 안 된다고 도전해 나섰다.
    나중에는 우리가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의 비용 문제를 꺼내 들며 자부담이니 뭐니 하고
    줴쳐대는 추태를 부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어 17일의 남북실무접촉 결렬이 “모두 청와대 탓”이라는 억지도 부렸다.

    “남측이 오전 회의에서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의
    ‘전례’를 들며 ‘북측이 제기한 문제들을 내부적 협의를 거쳐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가
    오후에는 ‘청와대의 지령’을 받고 돌변해 도전적으로 나왔다.
    남측은 (청와대의) 지령을 받느라고
    14시로 예견된 오후 회담을 2시간 15분이나 지연시켰으며
    뒤늦게 회담 탁자에 나와서는 오전에 저들이 한 말을 모두 뒤집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북한 측)는 실무접촉에서 선수단과 응원단 규모, 이동 경로, 교통수단,
    응원, 신변안전, 통신보장, 언론취재 등에 대해 합리적인 제안을 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아시안 게임 참가를 ‘협상무기’인양 사용하려 시도했다.

    지난 1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한 측은 선수단과 응원단 각각 350명 씩, 도합 700명을 보내겠다고
    일방적으로 밝힌 뒤 체류비용이나 경호문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도 않고 우리 측에 “편의를 제공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북한 대표들에게
    “국제관례를 생각하더라도 선수단과 응원단 체류비 가운데 일부는 부담하라”고 답하며,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경의선 육로이동, 만경봉호 입항 등에는
    긍정적인 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측이 17일 실무접촉 결렬을 놓고 우리 측을 비난하는 데 대해
    정부와 아시안게임 조직위 등에서는 차분하게 지켜보고 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때에도
    북한 측은 1차 실무접촉을 무산시킨 뒤 두세 차례 더 회의를 하면서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양보했던 전례가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