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학부모들 출퇴근 '고민되네'...일부 학력저하 우려도
  •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5일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서 열린 '경기학생자치회 토론회'에 참석해 도내 각지에서 모인 초·중·고교생 100명과 6가지 교육현안을 두고 자유롭게 논의했다.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5일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서 열린 '경기학생자치회 토론회'에 참석해 도내 각지에서 모인 초·중·고교생 100명과 6가지 교육현안을 두고 자유롭게 논의했다.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근 경기도교육청 등 일부 교육청이 각급 학교 등교시간을 오전 9시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 이하 교총)는 "학교 등하교 시간은 학교장의 고유 권한임을 밝히며, 교육청 차원의 일방적·획일적 정책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17일 성명을 내고 "학생 건강권을 보장하고 가족 간 아침식사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학교·구성원 여건을 도외시한 채 교육청이 등교시간을 일괄 조정하는 것은 부작용만 양산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어 "등하교시간 변경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의 생활패턴의 변화를 가져오므로 신중해야 한다"며 "벌써 맞벌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출퇴근 문제가 걱정거리가 되고 있고 일각에선 학력저하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교총은 "수업시간 임박해 등교하는 것보다 조금 일찍 등교해 수업준비와 친구들과의 교우관계를 형성하거나 체육활동을 하는 것이 갖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교총은 "교육청에서는 강요가 아닌 권고라고 설명하지만, 인사권자인 교육감이 언론을 통해 반복 강조하는 정책은 일선 학교 입장에서 강요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49조에도 '수업이 시작되는 시각과 끝나는 시각은 학교의 장이 정한다'고 되어 있다.

    아울러 교총은 "교육청이 일부의 의견만 듣고 전체 학교 등교 시간을 일괄 조정하는 것은 심각한 잘못"이라며 "무엇보다 학교자율화 정책에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학교급별, 지역별 상황이나 학생, 학부모의 요구에 탄력성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15일 '경기학생자치회 토론회'에서 이르면 2학기부터 경기도 내 초·중·고교에서 9시 등교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오는 23일 열리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