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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進國 주요 언론사의 <재난보도> 기준은 '정확성'
영국의 BBC는 2005년 런던 지하철 사고당시 재난보도준칙에 따라
정부 발표가 있기 전까지 피해자 수를 일체 보도하지 않았다.
金泌材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언론의 경우 재난보도와 관련해 ‘정확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반면 한국 언론의 경우 ‘신속성’을 중요시하다 보니 세월호 침몰 사고를 보도하면서 잠수부들의 선체진입이나 공기주입 등 실제 상황보다 훨씬 앞선 내용을 다뤘다.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영국의 등 선진국 언론의 경우 윤리강령을 준수하는 것이 고용의 기본 조건이고, 이를 어겼을 경우 해고의 근거가 된다. 실제로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를 취재했던 한 외국계 통신사의 경우, 한국 언론이 쏟아낸 오보를 구별하다 몇 개 오보를 따라갔는데, 사내에서 심각하게 다뤄지고 있다(‘노컷뉴스’ 4월20일자 보도 인용)고 한다.
국내 언론도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자극적인 보도와 과열 취재로 여론의 질타를 받자 '재난보도 준칙(초안)'을 마련했다. 재난구조기관의 공식발표에 따른 통계-명단의 보도 및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인터뷰 강요 금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에서와 같이 취재현장에서는 보도준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가 운영하는 대표적 공공 채널인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해외 언론사들, 특히 신뢰받는 언론일수록 대형 사건사고 보도에 대해 자체적으로 보도 기준을 만들어 놓고 있다”며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의 사례를 다음과 같이 예로 들었다.
▲뉴욕 맨해튼 아파트 폭발사고 당시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가장 빨리 사고현장에 도착했지만 사고발생 1시간45분 뒤에야 첫 속보를 전했다. 확인되지 않은 소식을 빨리 전하기보다는 정확한 사실을 보도해 오보를 줄인다는 원칙 때문이다. 'CNN'은 2009년 가수 마이클 잭슨 사망 때 주요 언론 중 가장 늦게 보도한 적이 있다. 사망 확인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이다.
▲일본의 언론사들은 사실보도에 충실하지만 통곡이나 아비규환, 아수라장 같은 자극적인 단어는 가능한 쓰지 않는다. 취재과열로 인한 오보 발생에도 철저히 대비한다.
▲영국의 'BBC'는 2005년 런던 지하철 사고당시 재난보도준칙에 따라 정부 발표가 있기 전까지 피해자 수를 일체 보도하지 않았다.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을 배려하는 내용도 있다.
특히 사망자 보도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는데, 이는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됐을 때 느끼는 유가족이나 관계자들의 고통을 감안한 조치이다.
▲프랑스의 '르몽드' 초상권보호를 위해 피해자의 사진을 싣지 않는 것을 못 박고 있다.
김필재(조갑제닷컴) spooner1@hanmail.net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