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은 가장 많은 화제를 뿌렸다. 16일 덴마크에 패함으로써 2승5패를 기록, 미국과 캐나다를 모두 이겨도 4강 가능성은 희박해졌지만 여자 컬링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컬링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구구절절한 사연을 지녔다.
맏언니 신미성(36)의 소속팀 경기도청은 선수가 없어 해체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고 김지선(27)은 중국으로 컬링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소속될 팀이 없었다. 이슬비(26)는 고교 졸업 후 컬링을 놓고 유치원 보조 교사로 근무했고 김은지(24)는 등록금 문제로 휴학중이었다. 그리고 막내 엄민지(23)는 부모님 몰래 컬링을 배웠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선수들이니 팀워크가 돈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는 컬링 선수로 살기에 척박한 곳이었다. 마땅한 훈련 장소가 없었고 때로는 다른 나라가 쓰고 버린 브러시 헤드를 재활용해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여자 컬링은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이후부터 대한컬링연맹의 지원으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갈고 닦았다. 지난해 9월 중국오픈 정상, 11월 아시아태평양대회 정상에 올랐고, 12월에는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소치 동계 올림픽. 대표님은 선전했으나 세계의 벽은 견고했다. 메달의 부푼 꿈도 꿨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처음 밟아본 팀에게 올림픽은 결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출전국 중 세계랭킹 꼴찌는 한국이었다. 그러나 여자 컬링은 일본과 개최국 러시아를 이겨냈다.
이번 소치 올림픽은 컬링 대표팀에게 값진 올림픽이었다. 무엇보다 '컬링'이라는 종목을 세간에 알렸고, 2018년 평창을 향한 각오도 다졌다.
주장 김지선은 "아쉽지만 이걸 계기로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결과를 인정하고 실력을 키워서 다음에는 꼭 제대로 승부를 걸어보고 싶다"며 아쉬운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강팀이라 못 하겠다 그런 것은 아니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차이가 나긴 나지지만 지금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하며 자신감과 도전에 대한 의지를 내비췄다.
한국 여자 컬링, 그녀들의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