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다른 메달(운석 금메달) 수여 못한다"며 저지…우승국 위원회에 전달할 것으로
올림픽 조직위가 러시아 첼랴빈스크주(州) 운석 사건 1주년을 기념, 15일에 치러진 쇼트트랙 등 7개 경기종목 우승자들에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수여하는 메달 외에 운석 조각이 들어간 특별 기념 메달을 함께 수여할 계획이었으나 IOC의 요청에 따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쇼트트랙 1,000m에서 우승한 러시아 대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도 애당초 예정됐던 '운석 금메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현수 외에도 같은날 치러진 7개 경기(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남자스키점프, 여자 쇼트트랙 1500m)종목 우승자들도 이를 받지 못했다.
첼랴빈스크주 문화부 대표 나탈리야 그리차이는 "첼랴빈스크 운석 추락 1주년을 맞아 이날 치러지는 경기 종목(7개) 우승자들에게 기념 메달을 수여할 예정이었으나 IOC가 운석 메달 수여 행사를 나중으로 미뤄달라고 요청해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리차이는 "IOC 측이 '왜 선수들이 금메달을 2개씩 받느냐'는 스포츠 팬들의 항의가 들어올 수 있다는 이유로 운석 금메달 수여 연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길버트 펠리 IOC 수석국장도 "첼랴빈스크주가 선수들에게 부상(운석 메달)을 주려고 한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대회 기간에 부상을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15일 시상식에서는 IOC가 주는 메달만을 수여하고 다른 부상은 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대회 우승자들(안현수 포함)은 일단 보통 금메달을 받고, 운석이 들어간 기념 금메달은 각국 올림픽위원회가 전달받아 나중에 선수들에게 증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석 메달은 모두 50개로 첼랴빈스크주 즐라토우스트 지역의 기념품 제작소에서 만들어졌다. 황색, 은색, 청색 등 3가지로 만들어졌으며 그중 황색 메달이 소치 올림픽 우승자 증정용이다. 선수들에게 수여되고 남는 메달들은 첼랴빈스크주 박물관에 보관된다.
지난해 2월 15일 첼랴빈스크주를 비롯한 우랄 산맥 인근 지역에서 운석우(隕石雨) 현상으로 일대 혼란이 빚어졌었다. '운석우'는 큰 운석이 지구로 낙하하면서 대기 상층부에서 폭발, 파편들이 불타는 상태로 비 오듯 지상에 떨어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날 상공에서 운석이 폭발하면서 원자폭탄의 위력보다 33배 강력한 충격파가 지상으로 전해져 건물 창문 유리들이 무더기로 파괴되고 일부 건물의 천장과 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또한 첼랴빈스크주 주민 1천500여 명이 부서진 건물 창문 등의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문가들이 운석 조각 수집 작업을 벌인 끝에 지난해 10월 중순경 현지 체바르쿨 호수 속에서 무게 약 600kg의 대형 운석을 인양해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