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구해 줘요!" 편지로 극적 탈출 성공
  • ▲ 염전 노예로 끌려온 채모씨가 모친에게 쓴 구조요청 편지 ⓒ 연합뉴스
    ▲ 염전 노예로 끌려온 채모씨가 모친에게 쓴 구조요청 편지 ⓒ 연합뉴스


    남해 외딴 섬에 팔려가
강제노동과 폭행에 시달려 온
[외딴 섬 염전 노예]가
5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전남의 한 섬으로 끌려가 몇 년 동안
[염전 노예]로 일한 장애인들을 구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하루 5시간도 못 자며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상습 폭행을 당하면서도 
월급은 한 푼도 못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적장애인 채모(48)씨는 
지난 2008년 11월 
전남 목포의 한 직업소개소에서 만난 고모(70)씨에게서 
"좋은 일자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신안군의 외딴 섬 염전으로 갔다. 

6000여평 규모의 염전 주인 홍모(48)씨는 
염전 일은 물론 농사, 공사, 집안일 등을 시키면서 
채씨를 노예처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7월엔 
서울 영등포역에서 노숙하던 
시각장애인 김모(40)씨가 
무허가 직업소개업자 이모(62)씨의 꾐에 빠져 
역시 홍씨의 염전에 팔려왔다.

  • ▲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김모씨가 강제노동하던 모습. ⓒ 연합뉴스
    ▲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김모씨가 강제노동하던 모습. ⓒ 연합뉴스

  • 홍씨는 채씨의 몸값으로 30만원, 
    김씨의 몸값으로 100만원을 
    각각 소개업자에게 지불했지만 
    정작 채씨와 김씨에겐 
    하루 세끼 밥과 
    이틀에 한 번꼴로 담배 한 갑, 작업복만 지급했을 뿐, 
    돈은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홍씨는 또 
    앞을 잘 못 보는 시각장애인 김씨를 
    "게으르다"며 각목·삽·쇠파이프까지 동원해 폭행하고, 
    노역 중 발목뼈가 부러진 채씨를 치료하지 않아 
    다리까지 절게 만들었다.

    그동안 세 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매번 발각돼 매질을 당했던 채씨와 김씨는 
    지난 1월 극적으로 구출됐다. 

    김씨가 몰래 어머니에게 
    '구출해 달라'고 쓴 편지를 
    읍내 이발소에 나왔을 때 부친 덕분이다. 

    김씨 어머니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소금 구매업자를 가장해 
    섬 곳곳을 탐문 수사한 끝에 
    지난달 24일 염전에서 일하던 김씨와 채씨를 찾아냈다. 

    김씨는 1년6개월, 
    채씨는 무려 5년2개월 만에 자유를 찾았다. 

    경찰은 
    이들을 유인한 직업소개소 직원 고씨와 
    염전 주인 홍씨를 
    영리약취·유인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