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 외교장관 통화…"北동향 심도있게 논의"
    장성택 처형후 한반도정세 협의…일본 역사인식 문제도 논의
    왕이 부장 "中·韓 아베총리 엄중 비난은 정의로운 반응"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구랍 31일 밤 전화 통화를 하고 최근 북한 동향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가 1일 밝혔다.

    이번 통화에서 두 장관은 북한의 장성택 처형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의 이번 통화는 북한의 장성택 처형 이후 한중간에 이뤄진 최고위급 협의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23일 소위 '2+2' 형식의 국장급 외교안보대화를 중국에서 개최하고 한반도 평화안정의 공동 목표를 재확인한 바 있다.

    윤 장관과 왕 부장은 또 지난해 양국 정상 간 여러 차례 만남을 통해 북핵 불용과 비핵화 목표에 대한 공동인식이 강화됐음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전략적 협력을 새해에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관계가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양국 정상 간 합의사항의 후속조치들이 적극 이행되는데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양측은 올해에도 왕이 부장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방한 등 정상과 고위인사 교류를 심화하고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착실히 이행해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한층 내실화하도록 긴밀히 소통·협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와 함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 일본 문제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번 통화에서 "중국과 한국은 각자 아베 총리의 행동을 단호하게 비난했다"며 "양국의 반응은 정의롭고 정당하며 인류의 양심과 국제공리를 지킨 것이고 피해국 인민으로서의 존엄을 지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장관은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반대한다는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과거사·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왕 부장이 우리 측에 공조하자는 입장을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과 함께 역사정의를 수호하고 평화·안정을 지켜나가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대응할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본과 협력할 의제도 있고 한미일 3각 협력 문제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거사 이슈만 놓고 중국과 전면적으로 공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정부 내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신년 인사를 겸한 이날 통화는 왕 부장의 요청으로 성사됐으며, 저녁 9시30분부터 1시간 가까이 이뤄졌다.

    왕 부장은 같은 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신형대국관계 건설을 위해 노력해나자는 입장을 전달했고, 케리 장관은 이에 동의를 표하면서 국제문제·지역문제 등에서 두 나라가 협력할 분야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일본과 한반도 문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협상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