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 "北, 다자회담 용의"…미 "비핵화 행동 우선"
    중국 국방장관-수전 라이스 회동…팽팽한 입장차 확인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중국이 '북한 지도부가 3자 또는 4자회담 형태의 다자회담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미국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대화 재개에 앞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성의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방문중인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국방부 외사판공실 주임 관여우페이(關友飛)가 21일 밝혔다.

    관여우페이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신화통신과 중국신문망 등 동행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4박5일간의 방미일정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관여우페이에 따르면 창 부장은 현재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기회와 창구가 이미 생겨났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이 기회를 꽉 잡아야 하며 문턱이나 조건을 달아 어렵게 얻은 대화 기회를 놓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창 부장은 특히 한반도 정세의 긴장이 완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북한이 다자회담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신문망은 창 부장이 '북한 지도자는 외부에 전임자들의 유훈을 계승하고 3자 회담이나 4자 회담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창 부장은 "중국은 (북한의) 이웃으로서, 집 문 앞에서 일이 생겨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중국은 북한 핵문제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무기 개발 반대,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해결을 통한 문제해결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현재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성의가 부족하다고 본다면서 북한이 먼저 행동으로 보여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또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은 미국에 실제적 위협이자 매우 급박한 현안이 됐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그러나 중국이 최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펼친 많은 노력을 평가하면서 양국이 계속 북한 핵 문제에서 협력하기를 희망했다.

    중국 측은 미국의 이 같은 입장표명에 대해 대화야말로 문제해결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더욱이 현재 북미 간 대립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서로 접촉하지 않는다면 북한 핵 문제 해결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창 부장과 라이스 보좌관의 회담 결과에 대해 북한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사실만을 밝히고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조너선 랠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대변인은 회담결과를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북한문제와 해양분쟁, 사이버 테러를 포함한 중요한 안보문제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양국이 지난 6월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지속적으로 실질적인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양자관계를 안정적이고 건설적으로 만들어나가는 데 중요한 축"이라며 "라이스 보좌관은 장 부장과의 만남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관여우페이는 창 부장이 헤이글 장관과 라이스 보좌관과의 회동에서 양국군사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3대 요소로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미국 의회의 중국 차별적 법률 ▲미국 군함과 비행기의 중국 전속경제구역내 근접 정찰활동을 거론하면서 이 3대 장애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을 제안했으며 미국측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중국신문망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