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같은 야당 단골 반대 소재 일찌감치 조율할 듯직업외교관 출신 박준우 전 대사, 靑 신임 정무수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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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이 외교관 출신 정무수석 등용으로 청와대와 국회와의 새로운 관계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박근혜 대통령이 외교관 출신 정무수석 등용으로 청와대와 국회와의 새로운 관계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새로운 도전·변화]를
    무려 11번이나 언급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4명의 수석들을
    교체한 다음날이었다.

    복지부동(伏地不動) 인사들 대신
    적극적으로 일할 새 청와대 비서진과 함께
    새로운 도전·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였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도 [도전] 앞에 주저하지 않았다.
    여의도 정치와는 관계가 전무한
    박준우 전 유럽연합(EU)·벨기에 대사를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에 임명했다.


    ◆ 박 대통령이 그리는 [정무]의 새 패러다임은?

    박준우 전 대사는
    30년 이상을 줄곧 외교 분야에 몸담은 비정치인이다.

    지금껏 국회의원 출신이 도맡은
    정무수석의 역할 변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무수석의 역할에 대해
    당부하신 말씀이 있지만
    아직 밝히기는 이른 것 같습니다.

    저를 정무수석에 임명하신 이유는
    대야 관계 등 국내 정무 분야도
    국제적 기준과 상식이 통하도록 만들자는 취지로
    이해합니다.”

         - 박준우 정무수석

     

    여야 정치권에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고 조율하는,
    기존의 정무수석 임무를 넘어
    박 대통령이
    여야 간 조율방식의 질서를 새롭게 만드는 미션을
    맡겼다는 의미로 보인다.

    새 정무수석의 폭넓은 외교 경험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정치권, 여야 간의 관계에
    관행처럼 굳어진 잘못된 행태들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기존 정치권 인사가 가진 한계를 넘기 위해
    비정치권 인사면서 갈등조정면에서 탁월하다는
    박준우 전 대사를 정무수석으로 임명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수십 년 간 축적돼 온 잘못된 관행들과 비리-부정부패 등을 바로 잡아서
    맑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 [반대를 위한 반대] 판쳐…FTA는 核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축적된
    정부와 국회의 깊은 갈등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선거철이면 그 강도가 더욱 세졌다.

    특히 이명박 정권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추진했던
    노무현 정부 핵심 인사들이
    정권이 바뀌자
    FTA 반대를 외치며 시위대를 이끄는 
    코미디같은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정부와 국회,
    청와대와 야당 간의 갈등이
    얼마나 소모적인 분쟁이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5선 의원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정부마다
    청와대와 야당의 관계정립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도전]을 내세운 대수술 없이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는 생각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새 정부에서도
    한-중 FTA 등
    다른 나라들과의 중요한 협정을 앞두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세일즈 외교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올 하반기에는
    세계를 상대로 경제를 살리는 데 역량을 쏟아붓겠다는 뜻이다.

    청와대 인사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활동방향까지
    제시한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경제가 활성화 돼야 복지도 할 수 있고
    다른 국정과제도 수행할 수 있지 않느냐.
    경제활성화를 위해
    국제 무대로 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 청와대 관계자

     

    즉, 하반기 경제 성장을 이끌기 위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교역 과정에서
    야당이 FTA 등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도록
    사전 조율작업에 들어가겠다는 치밀함으로 보인다.

     

    ◆ 임명 되자마자 [첫 시험대]…野 관계 주목

     

  • ▲ 박준우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5일 소감을 밝히기 위해 춘추관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준우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5일 소감을 밝히기 위해 춘추관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보다 앞서 박준우 신임 정무수석의 첫 시험대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의 5자회동 조율이다.

    [천막농성] 중인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5자회동을 거절,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박준우 정무수석이
    복잡한 외교현안 해결과정에서 보여준
    탁월한 갈등조정 능력을 정치권에서도 보여줄 지 주목된다.

    박준우 수석은
    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담은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할 때
    외교부 동북아1과장으로 재임했다.

    일본과의 마라톤협상을 통해
    선언문에 [사죄]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이끌어냈다.

    아·태국장 시절인 2004년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파문 때는
    중국 외교부 고위인사들과의 협상 자리에서
    사기의 태사공 자서를 인용해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지지부진하던 협상을 결국 원만히 해결했다.

    정치에 외교의 오묘한 협상술이 과연 통할 것인가?
    관심사안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