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신껏 시술했으니 후회없습니다!


    MBC 일일드라마(월~금 저녁8:55) '구암 허준'(연출 김근홍, 권성창/ 극본 최완규) 8일 방송에서는 허준이  반위를 고치지 못하면 손목이 잘릴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오로지 병자의 고통만 생각하며 소신껏 시술하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공빈(장지은)은 선조(전노민)의 빈으로 나중에 광해군이 될 왕의 어머니이시다.

    공빈의 오라버니가 구안와사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공빈이 어의(최종환)한테 맡겼었다.
    치료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니 똑같은 병을 혜민서에서 사흘만에 치료한 것을 안 성대감이 허준(김주혁)을 불러온다.

    공빈의 오라버니를 치료하면 큰 출세의 길이 열리는 순간 밀려 난 양예수와 도지(남궁민)는 도끼눈을 뜨고 지켜본다. 

    공빈의 오라버니인 김병조는 성질이 못 되어서 사사건건 허준을 물고 늘어지고 죽일 놈 살릴 놈 하며 욕을 하지 않나 허준의 치료법에 일일이 반발하며 약 사발을 뒤엎기 일수다. 하지만 허준한테는 공빈의 오라버니가 아니라 병으로 고통 받는 불쌍한 환자일 뿐이므로 주눅 들어 물러나는 법이 없다. 

    "약을 드십시오!"

    엄중하게 말한다. 던진 약 사발에 발이 깨지고 이마가 깨져도 물러나지 않고 약 시간에 맞춰 곧 다시 다려오곤 한다. 공빈이 허준을 신뢰하여 그나마 잠잠해졌다. 

    그런데 진찰하다 보니  반위(위암)에 걸려있다 이 사실을 미처 발견하지 못 한 양예수는 숨기라고 하지만 허준은 그럴 수 없다고 한 마디로 거절한다. 선조 왕 한테는 양예수가 발견했지만 어심을 흐릴까 봐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다고 감싸준다.

    반위는 고치기 힘든 병이니, 알려서 좋을 것이 없다. 고치지 못하면 큰 화를 보기 십상이다. 허준을 아끼는 사람들도 구안와사부터 고쳐 놓으라고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 병이 악화되니 그럴 수 없다고 한다. 

    거기다가 선조한테 닷새만에 고친다고 했다. 궁궐에서는 허언을 하면 손목이 잘리는 벌을 받는다.
     



    그 말을 들은 그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들은 희색이 만면하다. 눈에 가시같이 여기는 오씨(김미숙)는 아래것들이 혀를 내 두를 정도로 좋아하며 잔치상을 차린다. 형 허석은 죽는 것보다 의원이 손목을 잘리면 이보다 더 잔인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다. 

    몇 사람이 달려들어 끊임없이 탕약을 달이고 뜸을 뜨고 침을 놓지만 전혀 변화가 없다. 옆에서 도와주는 의녀인 소연(손여은)과 예진(박진희)이는 입이 바싹바싹 탄다.

    "우선 눈에 보이는 구안와사부터 확실히 고치십시오. 의원님 살길부터 찾으셔요!"

    밤낮으로 의서를 들여다보며 치료하기에 골몰하는 허준.
    위기에 닥칠 때마다 스승님이 떠 오른다.

    '허준 보아라! 병든 몸이지만 내 몸을 너에게 준다. 내 몸이 썩기 전에 오장육부 12경락 생김새 기능을 확실히 보거라' 

    속이 타 들어가는 예진에게 말한다. 

    "스승님 시신을 보고 그린 것 입니다.
    반위가 퍼진 후 증세를 시시각각 세세히 기록해 놓았습니다.
    다시는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시면서.
    스승님께 맹세했습니다."    

    갑자기 피를 토하는 환자! 피를 받아 살피는 허준. 모두들 악화되었다고 난리가 났다.
    약 사발을 팽개치며 소리지르는 병자 "시키는 대로 하십시오"엄한 목소리로 소리지르르는 허준.
    공빈이 와서 걱정스럽게 들여다 본다.

    "구안와사는 작은 병입니다. 혈변이 두 번 더 계속되면 나을 것입니다. "

     약속 시간인 술시를 알리는 소리가 죽음의 시간을 알리는 듯 찰칵챀칵 들려오고 있다. 허준을 존경하는 모든 혜민서의 사람들은 하던 일도 멈추고 걱정이 되어 고개를 쳐 들고 술시를 알리는 소리를 듣고 있다.

    면경을 들여다 보는 병자. 아직 그대로이다.

    "네 놈의 목을 비틀 차례다"
     "마마 오늘 술시까지 소인이 아는 의술은 모두 시술해 봤습니다.
    마마께 보답하지 못했습니다. 장부의 약속 일구이언이 있을 수 없고 ,
    소신, 소신껏 시술했으므로 후회는 없습니다."

    "무지막지한 네 놈 때문에 고생한 것은 나야. 낫지도 못한 병을 고친다고 하고
    고치지 못했으니 손목을 자를 것이니 그리 알아라!"  


    사람의 어떤 평가나 앞일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여부보다 스승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 하는 것이 더 두려운 허준! 의원으로서의 소신을 버리는게 죽는 것보다 더 힘든 허준이다.

    악다귀 같이 망하는 꼴을 보길 기다리는 사람들도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서 애가 타는 사람도 환자가 날고 기는 세도가의 사람인 것도 전혀 그의 마음을 흔들지 못한다.

    오직 의사의 양심을 걸고 최선을 다한다.
    과연 그토록 그가 원하고 스승님이 원하는 심의의 길을 이제는 펼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