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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만 있는 특이한 한 달
최다미 기자 /뉴포커스 -
불볕더위가 내리쬐는 6월 말부터 7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으로 피서를 가는 등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뉴포커스와 인터뷰를 한 탈북자들은 북한에서는 이 기간에 진행되는 특이한 행사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1년 탈북한 평양 출신 김복순 씨는 "북한에는 6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를 '반미공동투쟁월간'으로 보낸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남침전쟁을 시작한 6월 25일을 '미제반대투쟁의 날'로 지정했으며,
이날로부터 전승절로 기념하는 7월 27일까지 북한 전국 각지에서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김복순 씨는 "이 기간 동안에는 강연회, 군중대회 등 각종 행사들로 채워진다"고 말했다.
"북한이 반미투쟁월간을 진행할 때 남한에서는 여행을 가는 사람이 많더라"면서
"북한 주민은 가장 더운 이 기간에도 동원되기 바쁘다"고 말했다.2008년 탈북한 신천 출신 이정연 씨는 "대부분 전쟁관련 영화와 미국 반대 선전물, 계급교양 영화를 상영한다"면서 "'이름 없는 영웅들', '승냥이' 등 선전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고 전했다.
이정연 씨는 "어렸을 때부터 반미 교육을 받고 매년 이런 행사에 참가하다보면 반미의식이 생기기 마련이다"면서 "북한에 있을 때는 미국이 인권유린 국가, 전쟁 도발자, 침략자인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있을 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남한에 와서 생각해보니
조작된 역사를 주민들에게 교육하여 각종 정치적 행사에 참가하게 하는 것 아니냐"면서
"반미투쟁월간은 북한에만 있는 특이한 행사"라고 말했다. -
- ▲ 6월 25일 '미제반대투쟁의 날' 군중대회에 동원된 평양시민들(우리민족끼리 2013/06/26)
2009년 탈북한 무산 출신 최철호 씨는 "정권은 미 제국주의 착취계급에게 당했던 과거를 잊지 말라고 교육하지만, 행사에 동원된 주민은 미제와의 싸움이 아니라 더위와의 싸움을 벌인다. 더위를 견디다 못해 쓰러지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최철호 씨는 "그나마 건물 안에서 진행되는 강연회 같은 경우에는 더위 때문에 크게 애를 먹진 않지만,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한낮 거리에서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이는 행사 때는 더위 앞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전협정기념일 60주년을 맞는 올해 7월 27일은 더욱 성대한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더 많은 주민을 동원하고 더 많은 행사가 열릴 텐데 그 고생을 다 견뎌낼 고향의 친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