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시진핑 회동

    D-2 핵심 이슈는

    '경쟁과 협력' 신질서 모색…사이버 해킹ㆍ통상 이슈 산적
    중국인권ㆍ영토분쟁도 의제…북한 핵문제선 '비핵화' 공감



    (워싱턴=연합뉴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간의 역사적인 'G2(주요 2개국) 회담'을 이틀 앞둔 5일(현지시간) 국제사회는 바짝 촉각을 세우고 양국의 행보를 주시했다.

    동서양을 대표해 국제사회의 질서를 사실상 좌우하는 두 나라가 어떤 사안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할 것인지, 그리고 결정방향이 어떤 쪽인지가 핵심 관심사다.

    양국이 이번 회담을 관통해서 다룰 가장 중심적 의제는 '협력과 경쟁'을 토대로 한 양국 관계의 미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해 2기 행정부를 출범시킨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주창하는 이른바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의 취지를 적극 설명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을 역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봉쇄하거나 포위할 의도를 바탕으로 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미국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도 책임있는 역할을 하기 위한 것임을 설명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3월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평화연구소 연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기성대국'과 '신흥대국'의 관계로 설정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기성대국에 신흥대국이 도전하면 반드시 전쟁이 일어났으나 우리는 처음으로 적대관계나 전쟁이 되지 않는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하고 또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새로운 대국관계'로 설명하고 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오바마 대통령이 베이징(北京)에 파견한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등을 지난 달 말 만난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 관계는 중요한 분기점에 놓여있다"면서 "양국이 신형 대국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결국 이번 회담은 오바마 2기와 시진핑 10년의 중미 관계의 방향을 설정하는 대형 외교이벤트로서의 의미가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부 현안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내용이 산적해있다.

    일단 최근 시급한 문제로 부각된 사이버 보안 문제가 걸린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중국의 잘못된 사이버 해킹 행위를 강력히 지적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심지어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미국은 점점 커지는 사이버 공격 위협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시해왔으며 그 위협의 일부는 중국 정부 및 중국군과 관련이 있다"고 중국을 직접 겨냥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최근 발간된 미국 국방과학위원회(DSB)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국방부 무기 프로그램 40개와 무기시스템 설계안 30여 개가 중국의 해커들에 의해 해킹당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근거없이 자신들을 모함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해킹 의혹을 부인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계속 사이버 스파이 행위를 할 경우 중미 관계가 악화될 수 있음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보수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중국 전문가인 딘 청, 데릭 시저스 연구원은 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시진핑 주석 취임후 처음으로 갖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사이버 문제에서 큰 해법을 추구하지 말고 대신 중국으로 하여금 그런 행위를 자제토록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상ㆍ경제 이슈도 중요하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시장의 선진화 문제가 핵심이다.

    위안화 절상 문제와 함께 채권시장의 개방과 같은 금융 개혁과 관련한 문제가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중국은 그동안 TPP 협상 진행 상황을 중시하면서 국내 각 부문과 산업계 의견을 들었다"며 "평등과 상호 이익 원칙에 따라 TPP 가입 가능성과 장단점을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TPP 가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시 주석이 TPP와 관련해 전향적인 발언을 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중국이 인근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영토분쟁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 G2의 반열에까지 오른 강대국인만큼 국제사회의 안정을 위해 주변국가들과 갈등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분쟁에서 일본의 배후에 미국이 자리잡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밖에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체포 및 구금, 언론검열 등 인권과 관련된 문제들도 이번 회담에서 미국 측이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동북아는 물론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대두된 북한의 핵무기 개발 문제와 한반도 현안도 핵심의제에 포함된다.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공감하며, 이를 위해 6자회담과 다양한 대화 채널을 가동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중국을 향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미온적이었던 중국 정부가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인데 대해 평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