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연평해전 유족,

    6년째 대통령에 편지



    故한상국 중사 부인 "진급문제 해결, 남편 명예 되찾았으면"



    "10년이 지난 지금 전사자·순직자 및 전투유공자와 관련된 법이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발전이 나라를 위함을 알기에 한없이 기뻤습니다만 제 마음 한구석에는 풀지 못한 한이 있습니다. 바로 제 남편 한상국 중사의 진급문제입니다."

    지난 2002년 6월 29일 발생한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故) 한상국 중사의 부인 김한나(39)씨가 박근혜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김씨는 지난 2일 보낸 편지에서 "당시 정부가 하루속히 이 일을 마무리 짓고자 시신을 확인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바로 사망 처리하는 바람에 남편은 중사(진)인 상태에서 중사로 추서됐다"고 썼다.

    중사 진급이 이미 확정됐으나 정식 진급이 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중사(진)' 계급이었던 그는 북한 경비정과 전투를 벌이다 참수리호와 함께 바다에 가라앉았고 41일 만인 2002년 8월 9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정식 진급을 불과 이틀을 앞두고 교전이 발생하면서 한 중사는 '실종자'로 처리돼 진급이 취소됐고, 추후에 당초 진급예정 계급이었던 중사로 추서됐다.

    부인 김씨는 "한 중사는 중사진급 명령을 2001년 11월에 받았고 제2연평해전이 일어난 그날에도 중사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며 "정식 진급을 하려면 7개월이나 있어야 하는데 왜 미리 중사진급 명령을 내리셨는지…중사(진) 상태에서 7개월을 있다가 (진급) 이틀을 앞두고 진급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유는) 그 어떠한 잘못된 행실 때문이 아니라 국토를 수호하다 적의 총탄에 맞아 돌아가셨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천안함 사태를 언급하며 "남편의 진급뿐만 아니라 앞서간 육·해·공군 전사자·순직자 및 전투유공자들의 진급문제도 해결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청드린다"고 소망했다.

    천안함 사태의 희생자처럼 실종 상태로 진급예정일을 맞았으니 '사망시점'을 실제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 정했다면 남편도 중사로 진급했을 것이라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그러면 추서계급까지 합쳐 최종적으로 고인은 상사가 된다.

    그는 "군은 명예와 사기를 먹고 산다"며 "60만 국군과 입영대기자들의 눈이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을 때 국가가 어떤 예우를 하는지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편을 잃은 뒤 전사자들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 좌절해 2005년 미국으로 떠났던 그는 2008년 귀국했고, 그해부터 6월이 되면 매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부인 김씨는 5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보상금을 더 원하거나 대단한 명예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저 남편이 당연히 받아야 할 예우를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대전국립현충원에 잠든 남편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