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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6자회담'까지 언급
中 강경태도 작용경제난 등 북한 내부 사정도 영향준 듯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예방한 자리에서 6자회담 참여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하자 "6자회담, 9·19공동성명은 사멸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최룡해 특사의 '6자 회담' 언급은 북한이 그동안 대외적으로 발표한 내용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볼 수 있다.
6자회담은 출발부터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한 회담이라는 점에서 이 회담의 참여는 비핵화라는 전제에 동의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북한의 이런 태도변화는 일단 중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룡해 특사는 23일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云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 "조선(북한) 측은 중국의 건의를 받아들여 관련국들과 대화에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요청을 수용해 대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특히 6자회담은 의장국인 중국이 국제정치적 위상 제고를 위해 굉장히 적극성을 갖고 회담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6자회담 참여'는 중국의 입장을 십분 감안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군다나 시진핑 주석은 내달 7, 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이번 북한의 6자회담 참여 의사 표시로 나름 방미 발걸음을 가볍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은 6자회담 참여 의사를 밝힘으로써 중국이 움직일 수 있는 명분과 근거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6자회담이 재개되려면 미중정상회담을 거쳐 북미간의 양자접촉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중국의 입장을 수용한 것은 과거와 달라진 대북태도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제3차 핵실험에 강경한 태도를 이어갔고 급기야 중국의 은행들이 북한의 조선무역은행 계좌를 폐쇄하는 조치까지 취했다.
중국의 달라진 태도에 당황한 북한 지도부가 이번 강경한 행보를 주도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특사로 파견하고 중국 정부의 입장을 수용하게 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이번 6자회담 등 대화 수용의사를 밝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특사는 시 주석과 만나 북한은 경제발전, 민생개선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으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외부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강경 행보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가중되고 남북관계 악화로 개성공단까지 잠정 폐쇄된 상황에서 북한은 경제발전을 위해 현재의 꼬인 정세를 풀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출범 1년을 조금 넘은 김정은 체제의 입장에서 민심 장악 등을 위해서는 경제 사정의 호전이 절박한 상황이다.
특히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필두로 한 군부가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강경행보를 이어가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실용적 인사들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에 북한이 6자회담 참여 의사까지 밝힌 것은 군부 주도의 강경국면에서 벗어나 내부의 사회·경제적 수요를 채워나가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