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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 정상윤 기자
출마 선언을 하기 전부터 많은 국민을 만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에도 많은 국민을 만나러 다녔다.
"저는 그동안 춘천에서 만난 어르신, 명예퇴직을 앞둔 중년의 가장, 30대의 쌍둥이 엄마와 같은 많은 이웃들을 만나 뵈었고, 각 분야에서 경륜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도 만났습니다."
- 9월 19일, 안철수 후보 출마선언문 中 -안 후보의 대변인실도 지난 19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점을 강조했다. 대변인실은 "30여일이 지난 현재, 안 후보는 이제 '국민이 만들어가는 대통령'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는) '국민 속으로'(민생) '국민과 함께'(정책) '국민의 호출'(강연)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전국 각지의 다양한 계층, 분야, 지역 국민들과 만나 많은 얘기를 듣고 또 전했다."
-10월 19일, 안철수 후보 대변인실 - -
■ 하지만 안 후보가 만나지 않은, 만날 수 없는 국민들이 있다. 바로 북한 정권으로부터 핍박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다.
'국민의 뜻'을 모아 정책을 만들겠다는 안 후보라면 '대북 정책'을 만들기 위해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북한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탈북자'들을 하루라도 빨리 만나야 한다.
지난 19일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현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인권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안 후보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탈북자 인권문제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건 이미 정치하기 전에도 갖고 있던 생각이라 행동으로도 보여드렸었고. 앞으로도 그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그가 '행동'으로 보여줬다고 한 것은 지난 3월 4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항의 촛불집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이곳을 방문한 유일한 후보이긴 하지만 그는 단지 5분여간 머물다가 돌아갔을 뿐이다. 그의 책 '안철수의 생각'에도 북한에 대한 이야기는 달랑 10페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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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북한 인권'과 '탈북자'에 별 관심이 없는 백낙청(왼쪽 세번째)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으로부터 정책 보고서를 전달 받았었다. 2012.9.28 ⓒ 연합뉴스
■ 안철수 후보는 지난 14일 "가장 먼저 풀어야 할 문제는 재벌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벌 총수의 편법 상속ㆍ증여 방지, 재벌총수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 등 1단계 재벌개혁 조치를 먼저 추진해보고, 제2단계로 '계열분리명령제' 등 보다 강력한 구조개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가장 강하고 많이 가진 이들이 가장 불공정한 일을 벌이고 있는 곳, 이곳을 먼저 뚫어야 경제민주화가 시작된다."
이렇게 재벌에 대해서 강경한 자세를 고집하는 그가 북한 정권과는 왜 '조건없는 대화'를 선호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재벌 기업과는 한 번도 대화해보지 않던 안 후보다. 북한 정권은 재벌 기업보다 '대화 상대'로 훨씬 더 적합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인가.
그가 말하는 '상식'에도 어긋나는 셈이다.
'재벌'을 먼저 뚫어야 경제민주화가 시작된다고 믿는다면, 자연스럽게 '북한 정권'을 먼저 뚫어야 남북관계도 풀리기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을 수차례 공격한 북한 정권에 대해 안 후보는 '재벌'만큼이라도 '깐깐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시각을 갖기 위해서라도 안 후보는 북한 정권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탈북자'들을 만나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