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일 해단식, 30일 핵심 관계자들 계획 세워대변인 “安이 말하는 자리가 있을 것” 무슨 말 할까?
  • “국민여러분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지난 23일 사퇴를 선언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서 저를 꾸짖어 주시고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 안 전 후보와 문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극한 대립을 했었다.

    그런데도 그는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며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얼마 전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 이뤄내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 전 후보는 “제 마지막 중재안은 합의를 이끌지 못했다”며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도 않았지만 “더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미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퇴했다는 데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그러나 안 전 후보의 사퇴 선언문에는 다음과 같은 말도 있다.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 시대, 새 정치를 갈망하고 있다.”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여러분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물러나지만 제게 주어진 시대의 역사의 사명 잊지 않겠다.”

    국민이 열망하는 변화를 꽃피우지 못했고,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졌다는 점을 분명히 언급한 것이다. 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됐다고 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는 것을 눈여겨 봐야 한다.

    안 전 후보는 사퇴 직후 일부 관계자들이 “문재인 후보를 도울 거냐”고 묻자 묵묵부답이었다고 한다. 그는 사퇴 직후 캠프 핵심관계자에게 “다음에 꼭 이루겠습니다”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조광희 비서실장은 후보 사퇴 다음 날인 지난 24일 트위터에 “안철수 후보는 어제 기자회견장으로 가기 직전에 참모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대통령 후보로서도 영혼을 팔지 않았으니 앞으로 살면서 어떤 경우에도 영혼을 팔지는 않으리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라고 했다.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와의 TV토론에서 ‘새정치공동선언’에 대해 문 후보가 “이긴 자가 마음대로 하면 된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분노와 회의를 느꼈다”고 가까운 지인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28일 공평동 선거캠프 부근에서 본부장 및 실장급 인사들과 만나 오찬을 함께하며 “앞으로 무슨 일을 할 때 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지지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지지자 여러분,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큰 마음의 빚을 졌습니다. 평생 이 빚진 마음을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빚을 꼭 갚아나가겠습니다.”

    이는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사퇴가 국민의 뜻을 따른 결정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개인의 입장'이었다는 자기반성을 한 것은 아닐까.

    오는 3일 안철수 캠프 해단식이 열린다. 유민영 대변인은 “후보가 말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30일 캠프 주요 관계자들은 캠프 4층 기자실에서 해단식 행사 계획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선숙 본부장 주재로 조광희 비서실장, 금태섭 상황실장, 한형민 공보실장, 박인복 국정자문지원실장, 김형민 기획실장, 김경록 기획실 부실장 등 캠프 관계자 14명이 참석했다.

    그가 이번에 과연 무슨 말을 할지 기대된다. 그가 생각하는 ‘국민의 뜻’이 이전보다 훨씬 더 폭넓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 ▲ 안철수 전 대선 후보 ⓒ 뉴데일리
    ▲ 안철수 전 대선 후보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