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영입에 시간 걸릴 듯…"계속 노력하겠다"
  •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차 선대위 인선안을11일 발표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차 선대위 인선안을11일 발표하고 있다. ⓒ 양호상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2차 선대위 인선안이 11일 발표됐다.

    박 후보는 "갈라진 땅 위에 집을 지을 수 없듯 분열을 치유해야만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 선대위는 정치쇄신과 국민통합, 그리고 국민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막중한 시대적 책무를 국민과 함께 해 내실 수 있는 분들을 모셨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직접 주요 인선안을 공개했다. 당초 5명 안팍으로 예상됐던 중앙선대위원장에는 김용준 헌법재판소 소장과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정몽준 전 대표가 포함됐다.

    ◈ 김용준·김성주·황우여·정몽준 선대위원장…진념·이재오 빠져 

    박 후보는 김 전 소장에 대해 "훌륭한 인품과 사회에 대한 헌신으로 큰 존경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분이 선대공동위원장을 맡아주신 것만으로도 당이 지향하는 소중한 가치인 법치와 원칙을 잘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말하는 것이다."

    김성주 회장에 대해서는 "정말 세계적인 분이고 글로벌 코리아라는 탁월한 식견, 여성들이 활발한 사회참여와 경제활동이 이뤄져야 우리나라가 발전한다는데 대한 확고한 신념갖고 노력하는 분이다. 그 분의 역량과 식견이 감명깊었고 소중하게 생각해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성주 회장은 가죽브랜드 'MCM'으로 유명한 성주그룹을 이끄는 여성 기업인이다. 20여년 간 패션산업에 몸담으면서 MCM을 인수, 명품 브랜드로 성장시켰고 뛰어난 경영성과와 세계적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04년에는 '주목할 만한 여성기업인 50인'에 선정됐다.

    김 회장은 최근 세 명의 대선 후보로부터 모두 러브콜을 받았다고 한다. 그동안 정치활동을 일체 거절해 왔던 그는 최근 박 후보와 세 차례 만난 뒤 영입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의 정직성과 국제적 감각, 대북정책 등이 자신의 철학과 맞다는 이유에서였다.

    정몽준 전 대표는 최근 박 전 대표와 만났을 때 역할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지만 결국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박 후보는 측은 "정 전 대표 합류는 당내 화합의 상징성을 갖게 된다"고 했다.

    또 이날 일부 언론에 보도된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인선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박 후보는 "영입할 때 보도에 항상 조심스럽다"고 했다.

    정 전 대표와 함께 박 후보에게 날을 세웠던 이재오 의원은 2차 선대위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선대위에 모시려고 여러번 연락을 드렸는데 연락이 안 닿았고, (제의에 대한) 답을 아직 못 들은 상태다. 앞으로 계속 연락을 드려 제의를 드릴 것"이라고 했다. 황우여 대표도 "이 의원과 함께 갈 것이다. 시간이 조금 걸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박 후보는 추가 선대위원장 인선 계획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고 했다. 즉, 이재오 의원이나 진념 전 부총리가 합류하더라도 '선대위원장'급은 아니라는 뜻이다.

    한 핵심관계자는 "캠프가 과거처럼 직책에 연연하기 보다는 그때 그때 필요한 분은 적재적소에 투입시키는 유연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안다. 꼭 선대위원장으로 오지 않더라도 그 분들이 역할이 있으면 또 자리가 마련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 한광옥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에…이한구 캠프에서 빠져 

    민주당 한광옥 전 상임고문의 임명 여부가 관심을 모았던 국민대통합위원장은 박 후보가 직접 맡았다. 대신 한 전 고문은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수석부위원장을 맡겼다. 국민대통합위원회 산하에는 지역·계층·세대·과거와의화해 위원회를 설치하고 각 위원회 성격에 맞는 외부 인사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 ▲ 새누리당 한광옥 100%대한민국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이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한광옥 100%대한민국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이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한 전 고문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명칭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주어진 책무는 국민대통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안대희 정치개혁특위 위원장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여러 할 얘기가 있겠지만 작은 일에 큰 사명을 갖고 결부시키고 싶지 않다"며 일단락했다.

    박 후보는 또 공약위원회를 신설해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다만 위원회 내부에 하위조직이 없어 '역할론'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이정현 공보단장은 "박 후보는 약속보다 실천을 중시한다. 행복추진위에서 마련된 공약들을 만들어 실천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경제민주화 노선차이로 갈등을 빚었던 이한구 원내대표는 의장단에서 빠지게 됐다. 김 위원장이 닷새간 당무를 '보이콧'하며 박 후보에게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처리 등 속도감 있는 행보를 요구하며 동시에 이 원내대표의 역할을 구분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정현 단장은 "이 원내대표는 국회가 국감 중이고 앞으로 예산과 법안에 대한 정기국회 진행 등으로 원내사령탑으로 국회 운영에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인적쇄신론' 등 여러 내홍을 겪으며 '내부권력 싸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이날 인선안 발표 과정에서도 '쇄신과 통합'의 동행을 강조했다.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논쟁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쇄신과 통합은 같이 가야한다. 선거가 69일 남았는데 내부에서 논쟁 벌인다면 국민 볼 낯도 없고, 선거 위해 모두가 땀 흘리는 당원에도 면목없고, 새누리당을 지지해 성원 보내시는 국민들께도 정말 고개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일 될 것이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갈등으로 비치는 모습은 당원으로서의 도리도 아니고, 이렇게 해서 선거를 이길 수 있겠냐, 포기하는 거다"고 했다.

    캠프에 새로 합류한 새 얼굴 중에는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눈에 띤다. 지난 18대 국회를 끝으로 불출마를 선언, 북한 인권운동에 진력하고 있는 박 전 의원은 전문성을 인정받아 특보단 내 북한분야에 합류했다. 그는 18대 국회를 마무리하며 자유선진당을 탈당, 현재 이인제 대표가 이끌고 있는 선진통일당에는 입당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