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에 이어 안철수에게도 '정권교체' 강조安, DJ와의 인연 언급.. "그 마음 잊지 않겠다"
  • "야권이 통일돼야 한다. 한 사람이 나와서 여당과 싸워야 한다. 꼭 이겨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예방 온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게 한 말이다.

    안철수 후보는 2일 오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와 30여분간 환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여사는 "당선이 되시면 우리나라를 철저한 민주주의 사회로 만드시는 데 수고해달라"고 했다.

    앞서 이희호 여사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게도 "정권을 교체할 수 있도록 꼭 당선돼달라. 아주 중요하다"고 했었다. 또 비공개 면담에서 문 후보에게 "민통당 중심으로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여사는 안 후보에게 "남북통일을 위해 수고를 많이 해 달라"고 했다. 이어 "아무래도 서로 대화하고 만나면 자연히 가까워지진다"고 덧붙였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때는 (남북이) 서로 왕래도 하고 회담도 했는데 그것이 끊어졌다."

    "함경도에 탄광 등 자연자원이 많은데 그것도 중국에 뺏겼다."

    아울러 이 여사는 "서민층이 중산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달라"고 했다.

    "서민층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사회가 불안해진다. 안전한 사회는 중산층이 많아야 한다."

    안철수 후보는 이희호 여사에게 "첫 회의 때 헤드테이블 (김대중 전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았다"며 김대중 정부의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 시절을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이) IT에 대해 물어보셨는데 제가 어린 마음에 아마도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하고 장황하게 설명했다. 나중에 다른 분들이 대통령께서 다 아신다고 했다."

    "다 아시는 내용을 저 혼자 아는 것처럼 떠들었다는 게 굉장히 송구스러웠고 또 한편으로는 경청이라는 게 정말로 뭔지에 대해 깨달았다."

    두 사람은 이밖에 안 후보의 호남 일정, 이희호 여사의 봉사활동, 여성문제, 남북 평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여사는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 친필 서명을 해 선물하기도 했다.

    환담 후 안 후보는 김성재 김대중도서관장의 안내를 받아 박선숙 총괄본부장과 함께 도서관 1층에 마련된 전시공간을 둘러봤다.

    방문 일정을 마친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연휴 동안 번거로우실 것 같아 조금 늦게 인사드렸다"고 했다. 

    "격려의 말씀도 해주셨고, 저는 그 전에 정책기획위원회에 참여했을 때 추억들도 말씀드렸다. 따뜻한 좋은 시간이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좀 더 전진된 관계 개선들이 앞으로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른 후보들도 지금보다 좀 더 개선된 형태로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건 모두 같은 입장으로 알고 있다."

    안 후보는 3일부터 야권 단일화 경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호남 지역'을 2박3일간 방문한다.

    "늘 화해와 평화를 소망하셨습니다. 떠나신 뒷모습이 더 아름다우셨습니다.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 안철수 후보가 김대중도서관 방명록에 남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