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제3의 길'?...민주당도 '안철수 텐트' 산하에 들어오라고 요구할 듯
  • <윤창중 칼럼세상>  

     안철수의 본색(本色)

     

  • 정말 닳고 닳은 기성 정치인 능가하는 얌체 수법! 계속 이어진 검증 공세와 협박전화 폭로 사건에 숨겨진 안철수의 느글느글한 ‘약아빠짐’에 순수성만 믿고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고, 급기야 문재인에게 추월당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전격적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이 끝나면 며칠 안에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히는 시간을 갖겠다”고 치고 나온다. 안철수!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문재인 39.5%, 안철수 37.1%라는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결과를 발표하자 숨도 쉬지 않고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혀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기민성!

     불과 2주 전 출마 선언 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도 몰라요. 죄송합니다”라고 연막 쳤던 안철수, 박근혜에게 실망해 안철수 지지했던 세력이 급속도로 지지 철회하고 문재인이 치고 올라오자 급하긴 급했나보다.

    추석 전 민주당 대선후보가 결정되는 시점을 절묘하게 골라 대선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삼복 더위에 전국 돌아다니며 비지땀 흘리고 뽑아놓은 민주당 후보를 일거에 무력화해 민주당을 통째로, 날로 삼켜버리려는 ‘뻐꾸기 전술’, 그런 분석과 예측이 한 치도 틀리지 않고 적중하고 있다.

  • 안철수, 정말 능청스러운 책사(策士)!

    그가 구사하고 있는 전략전술의 본색(本色)이 ‘뻐꾸기식 인수합병’이었음이 그대로 맞아 떨어져가고 있다.

    문재인이 과반수 얻어 16일 민주당 경선에서 후보로 뽑히면? ‘며칠 안’이라고 했으니 18, 19일쯤 대선 출마 입장 밝혀 문재인을 반신불수로 만들겠다는 야비한 속셈.

    문재인이 과반수 얻지 못해 23일 결선 투표를 치르게 돼 ‘누가’ 후보로 뽑히면? 25, 26일쯤 대선 출마 의지 내놓아 또 초토화!

    민주당 대선 후보의 ‘킬러’? 바로 안철수.

    장담하건대, 안철수는 대선 후보 출마 선언도 아주 애매모호하고 거창한 단어들을 조합해 마치 자신을 하늘이 내려준 ‘구국(救國)의 화신(化身)’으로 과대포장함으로써 민주당 대선후보를 ‘어린아이’ 수준으로 왜소화시키고, 박근혜를 향해서도 치명적인 한 방을 때릴 것이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안철수는 특히 민주당이 안철수 끌어들여 어떻게 해보려는 게 헛물켜는 것임을 명확히 보여주려 할 것!

    어떻게?

    안철수는 절대 민주당에 들어간다는 어떤 언질도 주지 않고 ‘제3의 길’을 말할 것.

    제3의 길?

    시민세력과 연대하고 어쩌고 하면서 엄청나게 ‘큰 그림’을 내놓아, 말하자면 좌파진영을 총괄해 끌어들일 수 있는 ‘빅 텐트’를 치고 나올 것! 

    그래서 민주당을 안철수 진영의 ‘하부기관’으로 전락시키려 할 것! 

    야권에서 지지도 1위 자리만 필사적으로 지킬 수 있게 되면 출마 선언만 해놓아도 민주당 금배지들이 줄줄이 탈당해 몰려올 것인데 굳이 민주당 들어가 기성 정치인 딱지 붙여 스타일 구길 이유가 없다.

    민주당 안에서 몇몇 제외하고 모조리 ‘안철수 빅 텐트’ 안으로 몰려올 것인데 왜 민주당에 들어가나! 민주당에 들어가든, 아니면 들어가지 않든 뭣 하러 피 흘리며 민주당 대선 후보와 경선이든 여론조사 하나.

    민주당은 꿈 깨야 한다. 꿈!

    안철수는 그의 부친이 예견한대로 교과서에까지 실린 인물인데 절대 구차스럽게 경선을 통해 대선에 나가지 않을 것. 시민단체니 뭐니 하는 세력을 끌어들여 판을 키우고, 민주당을 흡수통합해 ‘안철수=국민 추앙 후보, 또는 시민 추앙 후보’의 교묘한 프레임을 만들고, 그래서 흔들리는 국민 정서에 교묘하게 파고 들으려 할 게 너무 뻔해 보인다.

    민주당, 정말 김칫국 마시고들 있다.

    안철수가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지지한 것처럼 이번에도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선에서 물러선다?

    안철수는 지금까지 대선 출마 여부조차 밝히지 않음으로써 대선 정국을 이토록 예측 불허의 안개 속에 빠뜨린 사실 하나만 갖고서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근본부터 흔들어놓은 인물로 기록돼야 한다.

    그나마 실뿌리 정도 내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정당민주주의를 완전 파괴하고 있다. 국민을 속여서!

    함석헌 선생의 말씀이 떠오른다.

    “깨어있는 국민이라야 산다.”

    이런 안철수에 대해 분노하기는커녕 그를 교주(敎主)로 단단히 받들고 있는 ‘안빨’들이 너무 원망스럽다.

    그래서 정치철학자 토크빌의 촌철이 거듭 아프게 들려온다.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우중(愚衆) 민주주의’, 더 정확히 진단하면 국민들이 말초(末梢)신경만 잘 자극해주고 주물러주면 묻지도 않고 남 얘기 듣지도 않고 넘어가는 ‘말초 민주주의’의 함정에 깊이 빠져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안철수’다.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칼럼니스트/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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