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여성단체연합·女언론인연합 등 규탄 성명발표박근혜 두고 '그년' 말한 뒤 총 네차례 말바꿔
  •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이 코너에 몰렸다.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두고 ‘그년’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여성계와 당 안팎의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괜한 논란을 자초해 키우고 있다는 원망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그년'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그년'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연합뉴스

    9일에는 여성단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여성단체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여성을 낮추고 욕하는 이 최고위원의 태도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 최고위원의 욕설은 4선 의원에 제1야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상대당 대선후보에게 한 발언으로는 매우 부적절했다. 대선후보의 검증은 후보들이 살아온 삶과 제시하는 국가비전,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국민이 판단할 일이지 여성을 낮추어 욕하는 말로 될 일이 아니다.”

    특히 발언 이후, 해명과정에서 ‘추가사과는 없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데 대해 “당장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요구했다.

    한국여성언론인연합도 성명을 발표, “이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런 일이 거듭 발생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 朴 지지자, 이종걸 의원실 항의방문

    국회 안팎에서도 이 의원은 곤혹을 치렀다.

    박근혜 전 위원장 지지자 수십여 명이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내 이종걸 의원실을 항의 방문하자 출입문을 굳게 닫은 채 면담요구를 거절했다. 새누리당 여성의원과 중앙여성위원회 회원, 당직자 등 200여명은 국회 본청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이 최고위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 ▲ 새누리당 여성의원들과 당직자들이 9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대권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트위터에서 `그년'이라고 표현한 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당직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새누리당 여성의원들과 당직자들이 9일 국회 본관 계단에서 대권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트위터에서 `그년'이라고 표현한 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에 대해 대국민 사과와 당직사퇴를 촉구하는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전 위원장의 팬카페인 '박사모' 여성위원회는 서울지방여성연합과 서울 아름다운 여성단체 간사회와 함께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의원은 어머니에게도 '그년'이라 하고 딸들에게도 '그년'이라고 말하느냐. 이 의원은 낯 두꺼운 변명으로 사죄할 기회조차 잃었으니 민주당이 공당 이름으로 사과하라.”

    민주당의 한 여성 의원은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고 싶지만 해명하는 과정을 보니 사리분별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 떠밀린 '사과'에 진심 담겼나

    이종걸 최고위원은 9일 트위터를 통해 “본의가 아닌 표현이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저의 본의가 아닌 표현으로 심려를 끼친 분들께 거듭 유감을 표합니다. 앞으로 신중한 언행으로 활동하겠습니다. 내내 따뜻함으로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 트위터
    ▲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 트위터

    전날까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그년’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그년이란 말을 그냥 고집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나의 제 내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여론악화에 부담을 느낀 당 지도부의 압박과 당 안팎의 비난 여론에 떠밀려 사과를 했으나 진심이 담겼다고 보기 어렵다는게 중론.

    지난 닷새 간 '그년'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 하기 위해 총 네차례나 말을 바꾸며 '내심이었다'고 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 발언 

         5일 트위터 : “박근혜 의원… 그년 서슬이 퍼레서”

         5일 논란 일자 :  ‘그년’은  ‘그녀는’의 ‘줄임말’

         7일 파문 확산 :  ‘그년’은 ‘그녀는’의 ‘오타’

         8일 라디오 출연 : “ ‘그년’ 표현, 하나의 제 내심”

         8일 당 최고위 : “더 세게 하지 라는 말씀도 들었다”

         9일 트위터 사과 : “본의 아닌 표현으로 유감”


    5일 문제의 발언 이후 비난이 빗발치자 이 최고위원은 먼저 ‘그년’이란 말이 ‘그녀는’의 ‘줄임말’이며 ‘같은 말’이라고 했다. 7일에는 ‘줄임말’ 대신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오타’라고 말하며 “본의 아닌 표현이 욕이 되어 듣기에 불편한 분들이 계셨다면 유감”이라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8일 입장을 세 번째로 바꿔 ‘그년’표현에 내심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사실 제가 어딘지 모르게 실수를 했지만, 그것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고 싶었던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왠지 그때는 그년이란 말을 그냥 고집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나의 실수가 하나의 제 내심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또 같은날 오전 민주당 회의에서도 사과할 뜻이 분명히 없음을 밝혔다.

    “(논란의) 과정에서 ‘그 표현은 약하다. 더 세게 하지', ‘이종걸이 너무 무르다'라는 말씀을 해준 분도 많았다. 오늘을 계기로 다음번부터 박근혜 후보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를 하루하루 말씀드리고 전할까 한다.”

    그는 8일 친분이 두터운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이 “무조건 엎드려 빌게”라고 충고하자 “유감을 거듭 표현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네”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9일에는 “본의가 아닌 표현으로 거듭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를 요청하고, 여성단체 등의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한 발 물러섰다.